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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만 잔뜩 쌓인 '발란'…최형록 대표 "정산 아직, 다음주 다 설명할 것"

최형록 발란 대표가 28일 "지금까지 발란에 보여주신 신뢰와 애정에 보답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최 대표는 이날 발란파트너센터에 올린 공지문을 통해 이번 주까지 정산 관련 실행안을 확정하고 다음 주에 셀러(판매자)분들과 직접 만나 설명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고 책임지고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정산 문제 해소와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발란, 정산 일정 공지 'D-day'…피해 셀러들 "집단소송 불사"

명품 플랫폼 발란이 지난 24일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가운데 최 대표가 5일 만에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셀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발란이 정산시스템 오류를 이유로 이날까지 정산 일정과 구체적인 금액을 공지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않아서다.


한 피해 셀러는 "정산 시스템이 오류라는 것도 거짓이고, 정산 일정을 밝히겠다는 것도 다 거짓"이라며 "주주들과 직접 만나러 최 대표가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피해 셀러들은 최 대표의 공지가 '시간 끌기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티몬과 위메프(티메프) 사태를 '복붙(복사, 붙여넣기)'한 것처럼 갖은 이유를 대며 정산일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셀러들은 소송 등 집단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피해를 본 셀러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자신들의 사정을 공유하며 공동 대응을 논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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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발란이 정산 일정을 공지해도 정산지급이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한 명품업계 관계자는 "발란이 오늘내일 중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계속 들린다"고 귀띔했다.
이미 발란은 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위해 대리인을 선임하고 관련 절차를 밟기 위해 서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발란이 기업회생을 신청하면 사내 자금은 동결되고 회생 계획에 따라 변제되는 만큼 셀러들은 당장 정산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된다.
업계에서 '제2의 티메프 사태'를 우려하는 이유다.
다만 최 대표는 공지문을 통해 기업회생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우편함에 잔뜩 쌓인 서류…반품 택배도 늘어

이날 오전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발란 본사 앞은 고요한 모습이었다.
발란 본사가 있는 10층 우편함 안에는 각종 우편물이 잔뜩 쌓여있었다.
3일 치 종이신문들이 끼워져 있었고, 투자자와 은행으로부터 받은 서류들도 눈에 띄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택배함에는 '수신인 발란'으로 찍힌 택배들이 테트리스처럼 올려져 있었다.
오전 현장에서 만난 택배기사는 "이탈리아에서 이번 주 8개 정도가 택배가 왔는데 3~4개가 반품돼 가져가야 한다"며 "원래는 한 달에 1~2개 정도인데 이번 주 들어 이례적으로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출근 시간인 탓에 출입증을 소지한 타사 직원들은 서둘러 회사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건물 한가운데에 위치한 인포 데스크 앞에는 '10층 발란 전 직원 재택근무'라는 팻말이 덩그러니 놓여있었고 데스크 위에는 방문 시간, 업체명, 성함, 연락처가 적힌 A4용지가 따로 마련돼 있었다.
인포 데스크 직원은 "25일까지는 발란 직원이 와서 직접 응대했지만 26일부터는 용지만 남겨두고 전 직원이 재택근무에 들어갔다"며 "현재 10층 엘리베이터도 막아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날 공지문을 통해 직원들의 안전한 근무 공간 확보를 위해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전날 오후까지 셀러들은 본사를 찾아와 담당자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용지에 이름과 소속, 번호만을 남긴 채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가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발란, 정산시스템 갖추지 못했나?

정산금 지급이 유무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발란이 티메프 사태를 겪고도 정산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전자지금융거래법에 따르면 플랫폼이나 유통업체는 정산을 대행하거나 매개하는 경우 반드시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에 등록결제대행업에 등록을 해야 한다.
PG업 미등록 상태라면 정상 대금을 직접 관리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PG사에 정산금을 예치해야 한다.


하지만 발란은 PG사에 정산금을 예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발란은 지난 25일 셀러들과의 미팅 자리에서 하이픈코퍼레이션을 통해 정산금을 지급해왔으며 이번 정산금 오 지급 사태도 하이픈코퍼레이션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하이픈코레이션 측은 발란의 정산금 지급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이픈코퍼레이션 측은 "인프라만 제공할 뿐 정산자금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며 "가맹점정산과 관련된 실적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발란은 지난해 티메프사태로 플랫폼들의 정산 시스템이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파트너 정산 자금은 사내 정산금 별도 계좌를 통해 관리되며 모든 거래는 투명하게 기록되고 있다"며 "투명하고 안정적인 정산 자금 운용을 위해 PG사와 정산대행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달 전 실리콘투에 75억 받아…투자유치 금액만 약 900억

발란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피해도 클 것으로 추정된다.
발란은 2017년부터 지난달까지 약 900억원에 달하는 돈을 투자받았다.
네이버(7.98%)가 2대 주주이고 리앤한과 신한캐피탈, 우리벤처파트너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실리콘투 등은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발란 투자사 관계자는 "(지분가치를 보면) 잘나갈 때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150억원 규모로 투자에 나선 실리콘투의 경우 이번 사태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리콘투는 글로벌 물류, 유통망을 활용해 중소 K뷰티들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회사다.
실리콘투는 명품 패션으로 외형 확장을 노리고 발란의 성장 가능성에 배팅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전날 주주총회에서 실리콘투 관계자는 "(발란)경영진과 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않고 있어 추후 공시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며 "명품 패션으로 해외 진출을 한다는 점에서 투자했었다"고 밝혔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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