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 주총인 만큼 잔치날스러웠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게 만든 점 죄송합니다.
잘못 생각한 게 많았습니다.
점주분들과 직원들, 주주분들이 실망하지 않게 노력하겠습니다.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내 그간의 논란에 대한 해명과 함께 사과했다.
최근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백 대표의 주총장 참석 여부 자체가 미지수였으나, 주주 불만 달래기에 직접 총대를 멘 모습이다.
28일 백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첫 주총에 참석했다.
9시45분께 모습을 드러낸 백 대표는 넥타이 없이 짙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등장해 취재진의 질문에도 아무 말 없이 주총장에 들어섰다.
의장석에 착석하기 이전엔 주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전날까지 더본코리아는 백 대표의 주총 참석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으나 리스크에 직접 입을 열기 위해 참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 대표는 주총장에서 주주들에게 "경영자로서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한 점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회사 내부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백 대표가 주주들에게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 대표는 ▲원산지 관리 체계 강화 ▲외부 전문가와의 협업 ▲내부 관리 시스템 전면 개선 등을 통해 투명성과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했다.
또한 "주주들과의 소통도 더욱 강화하겠다"며 "정기적인 경과보고를 통해 개선 방안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유하겠다.
더본코리아는 주주·가맹점주·고객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는 기업이다.
잘못한 점은 꾸짖어주시고 잘한 점은 격려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주주들과의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매출과 영업이익은 양호한데, 우리사주 참여율이 낮은 이유가 무엇이냐"며 내부 분위기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백 대표는 "상장 당시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도 "1년이라는 긴 보호예수 기간과 젊은 직원들의 청약 기피 성향이 주요 원인으로 내부 분위기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주총이 끝난 후엔 30분가량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소통을 강조한 백 대표는 우선 홍보팀을 비롯한 새로운 조직을 빠른 시일 내에 만들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백 대표는 "우리가 열심히 하면 되지, 홍보팀 만들 비용으로 더 연구하고 개발하면 되겠다고 했는데, 잘못 생각했다"며 "밖에서 바라보는 더본코리아 모습에서 놓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M&A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인수도 생각은 있지만, 시장에 싼걸 나왔다고 무조건 살 수는 없다"며 "상장하고 나서 보니 잉여 자산이라고 현금 많이 갖고 있는 게 좋은 게 아니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있다면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백 대표는 "조직이 커지고 매출이 커지고 하면서 여러 가지 틈새가 생기고 놓친 부분이 생겨서 지금 같은 부분이 발생하지 않았나 싶다"며 "최대한 역량을 발현해서 빨리 문제를 찾고 빠른 시일 내에 되돌려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너리스크라는 지적에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도 기회로 삼겠다"며 "완벽히 해결은 안 될 수 있고, 또 혼나는 일 있을 수 있지만 소통할 기회를 만들어 귀담아듣겠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더본코리아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0.87% 떨어진 2만8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7일엔 장중 2만78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상장 후 6만4500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도 안 되는 수준이다.
회사의 주가는 각종 논란에 힘을 쓰지 못하는 중이다.
경쟁사 캔햄 대비 돼지고기 함량은 낮고 가격이 비싸단 논란이 벌어졌던 '빽햄 사태'를 비롯해 감귤 맥주 재료 함량 논란, 원산지 표기 논란, 농약 분무기 논란, 농지법 위반 의혹 등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엔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만능볶음요리 소스'에 홍콩 유명 소스 브랜드 '이금기'의 '팬더굴소스'가 포함된 것에 대해 "유명 소스에 물만 섞어 판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더본코리아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공식 입장을 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직원 '블랙리스트' 의혹도 제기됐다.
고용노동부는 더본코리아에 대한 근로감독에 나섰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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