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대립해 온 박철완 전 상무가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4년여간 이어졌던 ‘조카의 난’ 경영권 분쟁이 종식했다.
사측에서 상정한 안건들이 모두 통과되면서 금호석유화학은 본업에 집중하고 신사업 경쟁력을 높여 침체한 석유화학 업황에 대응할 방침이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 동관에서 진행된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 사외이사 4인 선임 안건 등이 통과됐다.
이번 주총에선 금호석유화학이 4년 넘게 이어진 경영권 분쟁, 일명 ‘조카의 난’이 종결된 분위기였다.
박 전 상무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별도 주주제안을 하지 않았으며,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특별관계까지 해소됐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20여명 주주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안건 상정부터 표결까지 순조롭게 진행돼 대부분 안건이 90%를 상회하는 높은 찬성률로 통과됐다.
이로써 박 회장의 경영권이 굳혀졌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는 “글로벌 공급 과잉 지속,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인한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은 우리 석유화학 산업의 생존과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과제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회사는 이에 굴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며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기술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친환경 자동차 솔루션 강화, 바이오 지속 가능 소재 확대, 고부가 스페셜티 전체 제품 전환 가속화라는 회사의 3대 성장 전략을 기반으로 기존 사업의 체질 개선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가겠다"고 했다.
앞서 박 전 상무는 지난 2021년 박 회장과 지분 공동보유와 특수관계를 해소하며 경영권 분쟁의 막을 올렸다.
이후 2021년과 2022년 주총에서 자신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 등을 제기했지만, 당시 표 대결에서 패배했다.
특히 지난달 27일 박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의 공동보유 계약 해지가 경영권 분쟁 종료의 결정적인 지표다.
전 상무는 지난 2022년 행동주의 펀드인 차파트너스에 권리를 위임하며 함께 자사주 전량 소각, 사외이사 추천 등을 담은 주주제안에 나섰다.
그러나 모두 부결되고, 차파트너스가 추천한 사외이사도 선임되지 못하는 등 경영권 공격에 실패했다.
박 전 상무의 누나들 박은형, 박은혜씨도 지분을 매각하면서 경영권 분쟁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이들은 지난 1~2월 지분 1만1500주를 매각해 지분율은 0.04%포인트(P) 감소했다.
지난해 말에도 이들은 금호석유 지분 4만6760주를 매각한 바 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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