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양자컴퓨터의 실용화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던 기존 발언을 철회하고, 하버드대·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협력해 양자컴퓨팅 연구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황 CEO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GTC 2025) 넷째 날 '퀀텀 데이'에서 올해 초 "쓸 만한 양자컴퓨터가 나오려면 적어도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던 자신의 발언이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이같이 발표했다.
그는 이날 아이온큐(IonQ), 디웨이브(D-Wave), 리게티컴퓨팅(Rigetti) 등 주요 양자컴퓨팅 기업 대표 15명을 초청해 직접 패널토론을 이끌었다.

황 CEO는 당시 발언으로 주요 양자컴퓨팅 기업들의 주가가 60% 가까이 폭락한 사실을 언급하며 "내 발언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최고의 CEO들을 직접 불렀다"고 말했다.
또 "나는 이 회사들이 상장된 기업인지도 몰랐다"고 털어놓으며 업계에 대한 관심 부족을 시인했다.
엔비디아는 자체적으로 양자컴퓨터를 제조하지 않지만, 양자컴퓨팅을 지원하는 가속컴퓨팅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황 CEO는 특히 하버드대·MIT와 협력해 보스턴에 '하이브리드 양자컴퓨팅 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에는 양자역학 분야에서 놀라운 혁신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션에 참석한 기업 대표들은 양자컴퓨팅과 인공지능(AI)의 결합으로 기존 슈퍼컴퓨터로 풀지 못한 난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양자컴퓨팅 발전을 위한 핵심 요소로 오류수정 기술이 지목됐다.
참석자들은 최근 오류수정 비율이 1만 대 1에서 100대 1 수준까지 크게 개선됐다며, 이 같은 발전이 양자컴퓨팅의 실질적 활용을 앞당길 것으로 전망했다.
황 CEO는 마지막 세션에서 "양자 인공지능이 등장할 수도 있다"며 "산업 전반의 협력을 통해 양자컴퓨팅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너제이(미국)=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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