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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경와인셀라]콧대 높은 부르고뉴는 잊어라…갓성비 숨은 보물

편집자주하늘 아래 같은 와인은 없습니다.
매년 같은 땅에서 자란 포도를 이용해 같은 방식으로 양조하고 숙성하더라도 매번 다른 결과물과 마주하게 됩니다.
와인은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우연의 술'입니다.
단 한 번의 강렬한 기억만 남긴 채 말없이 사라지는 와인은 하나같이 흥미로운 사연을 품고 있습니다.
'아경와인셀라'는 저마다 다른 사정에 따라 빚어지고 익어가는 와인 이야기를 하나하나 꺼내 들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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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 '로마네 콩티(Romanee-Conti)'는 프랑스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와인이다.
보르도와 더불어 프랑스의 '2대 와인 명산지'로 손꼽히는 부르고뉴는 와인이 보여줄 수 있는 우아함과 섬세함의 극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상급 포도밭에서 극소량 생산되면서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이 앞 다퉈 손에 넣기 위해 애쓰는 와인이다.
이 과정에서 높은 프리미엄이 발생해 부르고뉴 와인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부르고뉴 와인은 생산자가 판매자를 선정해 물량을 '할당(Allocation)'하는 방식으로 유통이 이뤄지는 '콧대 높은 와인'으로 인식됐다.
실제 부르고뉴 와인은 생산량이 프랑스 전체 AOC(원산지 통제 명칭) 와인의 5% 안팎에 불과한데, 매출은 수출 시장의 25%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높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인의 부르고뉴 와인 사랑도 예외는 아니다.
부르고뉴와인협회(BIVB)에 따르면 지난해 부르고뉴 와인의 한국 수출물량은 2016년 대비 4배 증가했다.
이는 물량 기준 세계 1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콧대 높은 부르고뉴…숨은 갓성비 와인

"부르고뉴 와인이 무조건 비싸고 어렵다는 것은 오해입니다.
"


최근 한국을 방문한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와이너리 '샤토 드 샤미레(Chateau de Chamirey)'의 소유주인 오로르 모노-드빌라르(Aurore Monot-Devillard) 대표는 자신있게 말했다.
부르고뉴 와인이 지닌 럭셔리한 이미지에 눌려 지레 겁먹거나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드빌라르 대표가 이끄는 샤토 드 샤미레는 프랑스 부르고뉴 코트 샬로네즈(Cote Chalonnaise) 지구의 메르퀴레(Mercurey) 에 위치한 와이너리다.
현재 메르퀴레 지역에 37헥타르(ha)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다양한 토질이 혼합된 최상의 토양에서 부드러운 질감과 과일향 풍부한 피노 누아(Pinot Noir)와 균형 잡힌 샤르도네(Chardonnay)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메르퀴레 지역은 '가성비' 부르고뉴의 대표 산지로 꼽힌다.
부르고뉴는 크게 '샤블리'와 '코트 드 본', '코트 드 뉘', '코트 샬로네즈', '마코네', 보졸레 지구로 나뉘는데, 이중 초고가의 와인은 대부분 코트 드 본과 뉘 지역의 와인이다.
그는 "부르고뉴 남부에는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와인이 여전히 많다"며 "이 중 메르퀴레는 코트 샬로네즈 내에서 가장 넓은 면적과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마을"이라고 설명했다.
메르퀴레의 피노 누아는 코트 샬로네즈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양과 질 양면에서 모두 인정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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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퀴레 대표 와이너리 샤토 드 샤미레

샤토 드 샤미레는 1934년부터 드빌라르 가문이 소유하고 있다.
드빌라르 가문은 샤토 드 샤미레를 비롯해 '도멘 드 페르드리(Domaine des Perdrix)', '도멘 드 라 페르떼(Domaine de la Ferte)', '도멘 드 라 가렌느(Domaine de la Garenne)' 등 부르고뉴에 4개, 그리고 쥐라 지방의 '도멘 롤레(Domaine Rolet)'까지 총 5개의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는 가족 와이너리 그룹이다.


드빌라르 대표의 할아버지가 현재 부지를 매입해 사업을 시작했고, 아버지인 베르트랑 드빌라르(Bertrand Devillard)가 다양한 혁신을 추구하며 현재의 기틀을 다졌다.
포도나무당 송이수를 제한해 과실의 응축도를 높였고, 이를 토대로 저가의 와인을 대량 생산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생산량은 40%가량 줄이고 품질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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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빌라르 대표가 아버지의 뒤를 이은 후로도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과거 무분별하게 사용되던 제초제 사용을 금지하고 '커버 크롭(Cover Crop)'이라고 부르는 피복작물을 활용해 땅의 비옥함을 유지하고 생태계를 보전하는 데 집중했다.
이밖에 포도나무의 재식밀도를 높여 양분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나무가 식물적 성장이 아닌 열매로 역량을 집중하게 해 품질 개선을 이끌었다.


또 2018년 와인메이커 캐롤 브리포(Carole Briffox)를 새로 영입해 와인의 스타일에도 변화를 줬다.
그는 "피노 누아의 가장 큰 매력은 다른 품종과 비교 불가한 우아함"이라며 "와인의 우아함과 섬세함, 정교함 등이 더욱 부각될 수 있도록 오크 사용은 줄이고, 스테인리스 탱크 사용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과실향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아함의 결정체 레상크

샤토 드 샤미레를 대표하는 와인은 우아함의 결정체로 손꼽히는 '레 상크(Les Cinq)'다.
프리미엄급 와인으로 숫자 5일 뜻하는 레 상크는 메르퀴레 최고의 밭 다섯 곳의 포도를 사용해 만들어졌다.
피노 누아와 약간의 샤르도네가 혼합돼 진한 자줏빛이 감도는 루비와 보라 틴트 컬러가 돋보이는 와인이다.


풍부한 과일향과 블랙페퍼, 정제된 스파이스 아로마가 느껴지며, 입 안에서는 피노 누아의 섬세한 구조감과 우아한 타닌, 긴 피니쉬가 잘 조화를 이룬다.
시간이 지나면서 와인에서 토스트와 가죽 등 깊은 향들이 발현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와인의 맛은 더욱 복합적이고 부드러워진다.
드빌라르 대표는
"섬세한 구조감과 우아한 타닌, 아름다운 피니쉬가 조화를 이뤄 코트 드 본과 뉘 지구의 와인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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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드 샤미레는 메르퀴레 마을 내 '화이트 맛집'으로도 꼽힌다.
메르퀴레는 전체 포도밭의 90%가 피노 누아, 나머지 10%가 화이트 품종인 샤르도네로 구성돼 레드 와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하지만 샤토 드 샤미레는 샤르도네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는 "메르퀴레 화이트는 상큼하고 신선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삼으면서 유질감도 살아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개봉 후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최적의 컨디션을 보여줘 마시기 편하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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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빌라르 대표는 "와인의 본질은 결국 사람들과 함께 마시고 즐기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와인으로 인해 사람이 모이고 그 안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름값에 짓눌리기보다는 부르고뉴 안에도 수많은 생산자와 와인이 존재하는 만큼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훌륭한 자신에게 맞는 훌륭한 와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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