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미국 군함 제조·납품사인 호주 오스탈(Austal) 인수를 재추진한다.
앞서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을 통해 오스탈 인수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공개 지분 매수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전날 유상증자를 통해 호주 현지 자회사 'HAA No.1 PTY LTD'에 각각 2027억원, 642억원을 투입했다고 공시했다.
양사는 증자 참여 목적을 '호주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설립된 'HAA No.1 PTY LTD'의 누적 자본금은 이로써 3370여억원에 달한다.
다만 양사는 공개적으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현지 자회사에 쌓인 자금을 호주에 본사를 둔 조선업체 오스탈의 지분 매수에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화오션은 작년 4월 10억2000만 호주달러(약 9300억원)에 오스탈 인수를 제안했지만 오스탈 경영진이 거부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현재 오스탈 시가총액은 13억9100만 호주달러(약 1조2800억원)로, 1대 주주인 타타랑벤처스의 지분은 19.61%다.
한화그룹이 'HAA No.1 PTY LTD'에 투입한 자금은 이 회사 지분 약 25%를 살 수 있는 규모다.
오스탈은 해군 함정과 고속 페리, 해상풍력 발전소, 석유·가스 플랫폼용 선박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호주 해군뿐 아니라 미국 해군에 선박을 설계, 건조해 납품하는 주요 방산업체이기도 하다.
호주와 미국에서 모두 선박을 제조한다.
미국에서는 앨라배마 조선소에서 미 해군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로부터 전략적 조선업체로 선정된 오스탈을 해외 기업이 인수하려면 호주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와 미국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미국 국방방첩안보국 등으로부터 승인받아야 한다.
한화그룹이 미 군함 제작에 참여하는 오스탈 재인수에 나선 것은 한화오션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 미국 조선 시장에 적극 진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한화그룹은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을 통해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북미 조선과 방산 시장에서 진출 거점을 확보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전략 경쟁 와중에 자국의 군함·상선 능력을 대폭 증가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미국 내 조선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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