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정의선·아키오 "모터스포츠 즐거움, 함께 알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회장이 27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만났다.
한국에 모터스포츠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전 세계 완성차 시장은 물론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경쟁하는 두 회사의 수장이 직접 참석해 모터스포츠 행사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도 함께했다.

이날 열린 행사 이름은 ‘현대N×도요타 가주 레이싱(GR) 페스티벌’이다.
N이나 GR은 각 회사가 이끄는 고성능 차종이자 모터스포츠 사업을 상징하는 단어다.
N은 현대차그룹 연구개발 산실 남양연구소와 유럽의 유명 주행 서킷 뉘르부르크링에서 따왔다.
GR은 그림·사진을 뜻하는 일본어와 차고를 조합한 단어로 도요타의 모터스포츠 부문을 아우른다.

이날 행사에는 일반 고객을 비롯해 취재진, 회사 관계자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참여한 경주차를 비롯해 두 회사의 고성능 양산차를 전시했다.
차량의 극한 성능을 보여주는 쇼런, 고객이 직접 차량으로 트랙을 달리는 트랙데이, WRC 경주차량에 고객이 동승하는 택시드라이빙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이 함께 직접 행사를 주최한 건 상대적으로 모터스포츠 문화가 덜 활성화된 국내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10여년 전 WRC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것을 비롯해 국내에서 N페스티벌 등 모터스포츠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키오 회장은 ‘모리조’라는 이름으로 직접 경주대회에 참석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회사 내에서 ‘마스터 드라이버’라는 직책도 갖는다.
신차 개발과정에서 마지막으로 직접 차를 몰아보고 점검한다고 한다.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은 이날 동승 쇼런을 보여줬다.

정 회장은 "일본에서 올해 초 봤을 때 (두 회사 모두) 레이스에 진심이기에 같이 행사를 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많이 기뻤다"며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존경하는 아키오 회장님은 제가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키오 회장은 "올해 초 이번 행사에 대해 얘기하면서 굉장히 즐거웠다"며 "현대차와 함께 손잡고 더 좋은 차를, 모빌리티의 미래를 만들어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현대N은 올해 WRC에 내보낸 i20N 랠리1 하이브리드와 커스터머 레이싱을 위한 i20N 랠리2 등 경주차, 아이오닉5N 드리프트 스펙, 롤링랩 RN24 주행을 보여줬다.
올 시즌WRC 랭킹 1위인 현대 모터스포츠 소속 티에리 누빌, 다니 소르도, 안드레아스 미켈센이 참여했다.
도요타 GR은 GR 야리스 랠리 1 하이브리드, GR 야리스 랠리 2 등으로 시연했다.
카츠타 타카모토, 야리 마티 라트발라가 참여했따. 타카모토 선수 아버지인 일본 랠리 9회 챔피언 출신 카츠타 노리히코도 참여했다.

아키오 회장은 WRC 택시 프로그램에 참여해 고객이 동승한 WRC 경주차를 운전하기도 했다.
쇼런에 참여한 경주차와 트랙데이에 참여한 고객 차량 등 수십여대가 트랙을 함께 달리는 퍼레이드 랩도 했다.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은 직접 선두에서 각각 아이오닉5N 드리프트 스텍, GR 야리스 랠리1 하이브리드 차량을 운전했다.

두 회사는 국내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자 티켓 판매 수익금 전액을 대한자동차경주협회에 기부했다.
두 회사의 WRC팀은 다음 달 21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WRC 올 시즌 마지막 라운드 포럼8 랠리 저팬에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