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선대회장이 작고하면서 남긴 재산 분배를 둘러싼 LG그룹 일가의 소송이 정식 재판부터 외부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구광현)는 최근 구광모 LG그룹 회장 측과 김영식 여사,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 등 세 모녀 측에 의견을 물어 정식 재판부터는 공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소송은 현재 막바지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재판부와 양측은 증거 자료를 확인하고 정리하며, 증인으로 부를 인물을 결정하는 등 사전 준비를 진행해왔다.
재판부는 다음 달 20일을 포함해 준비 절차 기일을 두 번 더 연 후에 중도에 정지됐던 정식 재판을 다시 시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식 재판은 이르면 오는 9월 초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재판부는 준비기일을 두 차례 연 후에 정식재판을 두 번 열고 다시 준비절차를 시작했다.

그간 열린 기일에선 세 모녀 측에서 신청한 증거와 증인 대부분이 재판부에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구 회장에게 유리한 구도로 정식 재판이 시작될 것이란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세 모녀 측은 정식 재판이 시작되기 전인 준비기일 절차 때부터 변호인단을 벌써 3차례 바꿨다.
현재는 법무법인 해광과 율우의 변호사들이 세 모녀 측 변론을 맡고 있다.
구 회장 측은 법무법인 율촌이 변호하고 있다.

양측은 재산 상속과 관련한 세금 문제로도 충돌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 모녀 측은 구 회장이 세금 전부를 책임지기로 사전에 합의했다고 주장했지만, 구 회장은 이 내용을 부인했다.
구 회장은 자신이 내야 하는 세금은 모두 납부한 상태다.
이와는 별도로, 구 회장과 세 모녀는 세무 당국을 상대로 상속세 중 일부를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구 회장은 2018년 5월 구 선대회장이 별세한 후 부친이 보유했던 LG그룹 지분 11.28% 중 8.76%를 상속받았다.
김 여사와 구 대표, 구씨는 LG 주식 일부와 재산 등을 포함해 약 5000억원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세 모녀는 법정 비율에 따라 유산을 분배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한편 구 회장은 변론준비기일에 이어 정식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형사 재판과 달리, 민사 재판은 당사자가 법정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