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데뷔' 시프트업 '대어' 못됐다…매출 다각화 한계가 약점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인 시프트업이 유가증권시장에 데뷔했다.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이 341대 1로 나타날 만큼 기대를 받았지만 소수 게임에 의존하는 매출 구조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인해 주가 상승 폭은 제한됐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시프트업은 공모가(6만원) 대비 18.33% 오른 7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프트업은 장중 8만9500원까지 올랐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상승폭을 반납했다.
시가총액도 크래프톤(13조6005억원)에 이어 국내 게임사 중 2위 자리를 넘봤지만 4조1198억원을 기록, 넷마블(5조2689억원), 엔씨소프트(4조1976억원) 다음을 차지했다.

상장 전까지만 해도 시프트업은 공모가 대비 주가가 2배 상승하는 '따블'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시프트업이 2022년 내놓은 대표작 '승리의 여신: 니케'의 매출 순위가 상승하는 등 지식재산권(IP)의 영향력이 여전했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의 자료를 보면 승리의 여신: 니케는 10일 기준 구글 플레이마켓에서 국내 매출 순위 10위로 나타났다.
이달 초 48위까지 하락했지만 같은 달 4일 신규 케릭터 등장과 미니게임 등 콘텐츠 추가를 담은 여름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매출이 늘었다.

해외에서의 인기도 유지하고 있다.
10일 일본 구글 플레이마켓과 앱스토어에서 각각 매출 순위 5위, 21위를 기록했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일본의 애니메이션풍 그래픽을 특징으로 하는 수집형 롤플레잉게임(RPG), 즉 서브컬처 장르인데 원산지로 평가받는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대만과 홍콩 구글 플레이마켓 모두 8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이런 평가에도 주가 상승이 기대를 밑돈 건 회사 매출이 승리의 여신: 니케에 치중돼 수익 다각화가 부족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게임인 스텔라 블레이드 실적이 반영되기 전이지만 매출의 97%가 승리의 여신: 니케에 의존하고 있다.
시프트업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73억7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했는데 이는 승리의 여신: 니케의 성적 부진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 회사 김형태 대표도 추가 성장 모멘텀 부족이라는 지적을 의식한 듯 지난달 열린 간담회에서 "차기작도 톱 자리를 지켜 성공 DNA를 유지하는 회사로 나아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신작 출시는 아직 요원하다.
시프트업은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 중 1010억원을 '프로젝트 위치스(Project Witches)' 개발에 투입한다는 방침이지만 투자설명서에 2027년 이후 출시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