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의 미래전략 조직을 이끌어온 류병훈 SK하이닉스 미래전략 담당 부사장이 수익성 극대화를 목표로 단기·중기·장기 등 세 가지 관점에서 회사 인공지능(AI) 메모리 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4일 류 부사장은 자사 뉴스룸에 공개된 인터뷰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미래전략은 단기적 목표는 어느 곳에 자원을 집중하고, 어떤 제품 라인업을 강화할지 생산·투자 관점에서 최적점을 찾는 것이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생성 AI처럼 시장 변화를 이끌 기술·사업·거시적 인자를 파악하는 것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적 목표는 글로벌 운영 체계를 확립하는 것으로 예컨대 실리콘밸리의 공급망 변화를 감지하면 이를 의사결정에 즉시 반영해 생산·투자를 일사천리로 조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등 실리콘밸리 대형 팹리스의 수요에 맞춰 AI 메모리 연구·개발과 양산 전략을 유동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류 부사장은 지정학적 상황과 공급망 변화, 기업 간 합종연횡 영향으로 미래 반도체 시장은 급격히 변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진일보한 운영체계 중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류 부사장은 큰 그림부터 보고 세부적으로 채워나가는 '탑다운 관점'에서 통찰과 예지력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AI 시장 전체를 보면, 전방 사업자들이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을 높이려는 흐름이 있다. 여기서 고객 맞춤형 제품의 수요가 증가한다는 인사이트가 나온다"며 "앞으로는 경쟁 환경을 고려한 합종연횡과 고객 밀착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보고 미래전략을 고민할 것이다"고 말했다. 류 부사장은 이어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 대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부서가 저마다 근거를 갖고 시황을 예측하고 공유하는 협업 체계를 만든 덕에 수익성 중심으로 자원과 설비투자비를 할당할 수 있었다"며 "예측 오류를 줄이고 투자 가시성도 명확히 확보했다. 올해는 선행기술연구 조직을 초빙해 기술 데이터와 인사이트도 확보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중장기 시장을 더 명확히 가늠해 볼 것이다"고 전했다. 미래전략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HBM 시장도 청신호다. 특히 PC용과 모바일용, 서버용 메모리에 이어 HBM도 전도유망한 제품군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류 부사장은 "AI 서비스가 고도화될수록 메모리 월이 한계로 지적되는데 이를 극복할 제품으로 HBM이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HBM 수요는 더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전방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 다수의 AI 기업이 모험자본의 손을 빌리고 있고 FOMO로 인한 수요도 존재한다. 단기적으로는 성장이 확실하지만, 전방 산업이 탄탄히 자리 잡기 전까진 변동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AI 데이터센터의 구축 속도까지 감안해 신중하게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 모든 시그널을 유심히 살피며 수요를 전망하고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을 세워나갈 것이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류 부사장은 미래전략의 수장으로서 목표 달성을 위한 조직 재편과 원팀 스피릿을 강조했다. 올해 류 부사장은 생산·판매를 최적화하고, 제조와 R&D의 원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조직을 재편했다. 특히 전사 ESG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을 미래전략 산하에 새롭게 편입하고, 기존 조직을 경영전략과 경영기획으로 이원화해 전문성을 높였다. 이로써 미래전략은 단기 및 중장기 전략과 투자 효율, 지정학 이슈까지 들여다보는 조직으로 거듭났다. 류 부사장은 "규모가 커져도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하다. 리스크가 작고 투입 대비 효과가 큰 선택지를 발굴하는 것이다"며 "어떤 업무든 이를 염두에 두고 시장을 살펴 최선의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 그 속에서 회사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R&D 조직에서 접한 업계 정보, 선행기술연구 조직에서 파악한 실리콘밸리 하드웨어 변화 등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펼쳐 놓고 함께 논의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전사적 차원에서 트렌드를 읽을 수 있도록 원팀 스피릿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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