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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와퍼, 단종시킬 필요 있었나"…'양치기 소년' 된 버거킹[맛잘알X파일]

편집자주[맛잘알 X파일]은 먹거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파헤칩니다.

이달 들어 국내 식품업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뉴스는 아마도 버거킹의 '와퍼 단종' 선언이었을 겁니다.
버거킹은 지난 8일 뜬금없이 홈페이지, 카카오톡 등 각종 채널을 통해 40년 만에 와퍼를 그만 팔겠다고 알렸죠. 장난기 하나 없는 진지한 공지였기에 한 달에 한 번쯤은 와퍼로 점심을 때우던 직장인들은 화들짝 놀랐습니다.
'오늘이 만우절이었나' 하며 캘린더를 뒤진 사람은 기자뿐만이 아니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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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을 듣자마자 버거킹 홍보팀에 연락했습니다.
'입장이 나오면 알려드리겠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와퍼 단종을 결정하기까지 수없이 고민했을 텐데, 여태 공식 멘트가 없다니 어쩐지 수상하게 여겨지더군요.


점심시간이 지나고 와퍼 단종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와퍼 이제 안 파나요?" 답답한 소비자와 기자들이 버거킹 매장으로 달려가 점원에게 물었습니다.
"아니에요. 업그레이드되는 겁니다.
" 설마 했는데…. 버거킹은 제 마음속에서 '양치기 소년'이 돼버렸습니다.


버거킹에 '도 넘은 마케팅'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소비자 우롱'이라는 반응도 있었지요. 더 황당한 건 그럼에도 언론에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겁니다.
생각보다 소비자의 분노가 더 크단 걸 늦게나마 알아차렸을까요. 단종 발표 나흘 뒤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은근슬쩍 사과하더군요. "달라진 점을 더 잘 알리고 싶은 마음에 와퍼 판매를 종료한다는 고지로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


보다 기름지고 짭짤 뉴 와퍼의 등장…일단 단기 매출 끌어올리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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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뉴 와퍼'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가격은 예상을 뒤엎고 기존과 같은 7100원. 버거킹은 뉴 와퍼 출시를 기념해 당분간 단품 가격을 4000원에 주는 파격 할인도 시작했습니다.
(9100원짜리 세트 가격은 1000원만 깎아주는 게 이상하지만요.)


일단 와퍼 단종 발표는 노이즈 마케팅이지만, 매출 불리기는 성공한 모양새입니다.
신제품이 궁금한 소비자들이 버거킹으로 몰리면서 점심마다 뉴 와퍼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출시 첫날에는 대기번호가 적힌 화면이 꽉 차다 못해 50분 넘는 대기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배달기사와 점원의 실랑이까지 볼 수 있었죠.


뉴 와퍼. 기자도 한번 먹어봤습니다.
'맛'은 주관적인 것이지만 짭짤한 것이 제 입에는 맛있더군요. 어떻게 변했는지 하나씩 살펴볼까요.


우선 패티 위에 솔트&페퍼 시즈닝이 추가됐습니다.
실제로 성분표를 보면 뉴 와퍼의 나트륨 함량은 1125mg인데요. 기존 와퍼 기존 775mg에서 무려 45%나 높아진 수치랍니다.
WHO 기준 1일 나트륨 섭취 권고량 2000mg의 56%에 해당합니다.
그렇다 보니 "너무 짜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패티에는 불맛과 육즙이 더해졌습니다.
버거킹은 '텐더폼'이라는 패티 성형법으로 고기와 고기 사이 공기층을 만들어 육즙을 더 잘 가둬놓았다고 하는데, 사실 이전 와퍼를 옆에 두고 비교하지 않는 이상 큰 차이는 못 느꼈습니다.


다음으로 뉴 와퍼의 번에는 굽기 전에 윤을 내는 글레이징 과정이 더해졌다고 하는데요. 확실히 이전보다 더 촉촉하고 탄력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뉴 와퍼는 달라진 게 맞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 업그레이드가 과연 기존 와퍼를 단종시킨다고 발표하고 뉴 와퍼를 출시할 만큼 대단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버거킹은 강조하지 않았지만 눈에 띄는 변화가 하나 있네요. 바로 칼로리인데 기존 699kcal에서 723kcal로 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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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와퍼 열기 이어질까…'가격 인상' 예의주시하는 소비자

관건은 21일 뉴 와퍼 할인 종료 이후 이어질 매출 변화입니다.
뉴 와퍼는 과연 반짝 판매량 증가에 그치지 않고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장기적으로 새로운 와퍼가 마음에 들어 계속 찾는 소비자가 많을지, 빈축 산 노이즈 마케팅에 버거킹을 손절할 소비자가 많을지 궁금해지네요. 학창시절부터 친구들과 와퍼 데이를 가졌다는 한 누리꾼은 "추억을 갖고 논 버거킹에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답니다.


지금은 기존 와퍼와 똑같이 책정된 뉴 와퍼의 가격이 언제까지 동결될지도 궁금합니다.
버거킹을 운영하는 BKR의 모기업은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사모펀드의 숙명이 매각 후 투자금 회수인 만큼 이들은 어떻게 해서든 가격을 올려 버거킹 매출을 키우려 할 텐데요. 단종 마케팅에 뿔난 소비자가 뉴 와퍼의 가격 변동을 예의주시할 테니 둘 간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예상됩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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