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안정적인 인사 기조 속에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30대 상무, 40대 부사장을 과감히 발탁하면서다.
이를 통해 젊은 리더십을 구축하고 지속 성장 가능한 미래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다만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 등을 고려해 인사 변동 폭은 2017년 이후 가장 작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총 승진자는 143명으로 부사장 51명, 상무 77명, 펠로 1명, 마스터 14명 등이다.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이번 임원 인사에서는 젊은 리더가 전면에 배치됐다.
30대 상무, 40대 부사장은 각각 1명, 11명 발탁됐다.
최연소 승진자인 손왕익 DX부문 MX사업부 스마트폰개발1그룹 상무는 1984년생으로 올해 39세다.
그는 하드웨어 개발 전문가로 갤럭시S 시리즈 선행 개발을 이끌었다.
또 혁신 기술과 특허 기술을 다수 확보하며 제품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부사장 승진자 가운데 최연소는 황인철 DX부문 MX사업부 AI개발그룹장이다.
황 부사장은 1977년생으로 올해 46세다.
다만 역대 최연소 상무와 부사장 기록을 깨지는 못했다.
앞서 2014년 프라나브 미스트리씨는 33세에 상무로 승진했고, 2001년 김인주 전 사장은 43세에 부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여전히 혁신을 위한 세대교체를 이어갔지만 한편으론 안정이라는 핵심 기조가 그대로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사장단 인사에서 ‘한종희·경계현’ 2인 대표이사 체제 유지를 택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하에서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임원 인사 역시 최근 5년래 최저 인사 폭으로 안정을 추구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2017년 5월 실시한 인사 규모(90명)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작년 말 정기 인사와 비교했을 때도 44명 감소했다.
2023년 임원 인사는 △부사장 59명 △상무 107명 △펠로 2명 △마스터 19명 등 총 187명이었다.
 
또 전체 승진 인사가 줄면서 자연스레 30·40대 임원 인사 수도 축소됐다.
작년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 승진자는 각각 3명, 17명으로 총 20명이었다.
이는 올해 대비 8명 많은 것이다.
2021년 30대 상무 4명, 40대 부사장 10명과 비교해도 올해 30·40대 승진자 수가 더 적다.
 
이러한 안정적인 인사 기조 배경에는 사법 리스크가 크게 자리한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내년 1월 26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회계부정 재판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경기 침체로 반도체 사업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대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하면서 무엇보다 안정에 주력하려 했다는 의미다.
 
재계 관계자는 “안정을 기본 전제로 하고 젊은 리더십은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세대교체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재용 회장이 내년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경영상 안정이 최우선일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