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직원들이 자체 개발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도구를 이용해 전표처리 등 전산작업을 처리하고 있다.
[사진=KT]
KT가 차세대 업무 포털 '케이트 3.0'을 도입했지만, 정작 KT 직원들 사이에선 당혹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터넷 익스플로러(IE) 운영 종료에 맞춰 서둘러 도입하다 보니 정작 직원들이 새 업무 환경에 익숙해질 시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날 새 업무 포털 케이트 3.0의 운영을 시작했다.
케이트 3.0은 IE로만 접속 가능했던 기존 케이트 2.0과 달리 크롬, 에지 등 최신 웹 브라우저로 접속 가능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용자 환경(UI)을 보다 RPA(로봇자동화) 친화적으로 개편하고, BI(비즈니스 인텔리전스)와 DW(데이터웨어하우스) 접근성도 강화하는 등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에도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다수의 KT 직원들이 이번 케이트 3.0 도입 절차를 두고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에 따르면 신규 서비스를 도입할 때는 업무 공백을 막고 이용자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약 3개월 정도는 기존 서비스와 신규 서비스를 동시에 운영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는 포털 메인 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약 1년 동안 구형 페이지와 신형 페이지를 함께 운영하며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신형 페이지로 이동하도록 유도한 바 있다.
하지만 KT는 케이트 3.0을 도입하며 케이트 2.0의 운영을 바로 중단했다.
그 탓에 KT 사내에선 많은 직원이 월말 업무 보고 등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새 UI 적응에 나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는 케이트 2.0이 지난 15일 운영·보안 지원이 완전히 종료된 IE로만 접속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보안 문제를 가진 것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보안 업계에선 KT의 케이트 3.0 도입 시기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기업이 2010년대 말에 IE를 버리고 크롬, 에지 등에서 ERP 접속을 가능케 한 반면 KT는 IE 종료를 앞두고 부랴부랴 ERP 개편에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KT는 당초 지난 23일 케이트 3.0의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당일에 크롬과 에지로 접속하면 메뉴 화면 등이 제대로 출력되지 않는 버그가 발견되어 운영 시기를 7일 뒤로 미루기도 했다.
15일에 IE 운영이 종료된 점을 고려하면 약 15일 정도의 보안 공백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디지코(디지털플랫폼회사)'를 강조하며 다른 기업들이 인공지능·디지털전환·로봇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KT가 정작 2만3000여명의 직원들이 쓰는 사내 시스템 현대화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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