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총림 범어사 성보박물관(주지·박물관장 정오스님)은 오는 20일부터 동산 혜일 대종사(1890∼1965)의 열반 6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인내로 열린 길, 감인대도堪忍待道'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스님의 유묵과 유품을 중심으로 생애를 조명하고 수행자로서 살아온 고요하고 단단한 생의 여정을 되돌아보는 자리다.
전시 제목 '감인대도(堪忍待道)'는 "참고(堪), 견디며(忍), 기다리는(待) 가운데 마침내 길(道)이 열린다"는 뜻으로, 격동의 시대 속에서도 침묵과 인내로 수행자의 길을 걸으며 불교의 본래 가르침을 실천하고자 했던 동산 스님의 정신을 함축한다.

'인내로 열린 길, 감인대도' 전시는 스님의 생애를 세 개의 주제로 구성돼 전개된다.
1부 '수행의 길, 걸음을 내딛다'에서는 동산 스님의 출가와 산중 수행 시절, 용성스님으로부터 계맥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돌아보며, 불심을 향한 첫걸음과 내면을 닦아온 삶의 흔적을 유품과 사진을 통해 살펴본다.
2부 '세상의 길, 불심으로 남기다'에서는 한국불교 정화운동, 전후 평화 실천, 국제 불교 교류, 그리고 입적 이후의 추모까지 시대와 호흡하며 실천했던 삶의 여정을 조명한다.
3부 '글씨의 길, 마음을 새기다'는 '감인대', '만법귀일', '증도가'를 동산 스님의 유묵을 통해 무언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공간이 마련된다.
침묵과 고요 속에 스며든 정신과 수행의 본질을 되짚는 공간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성보박물관 신축 이후 처음으로 마련된 '실감영상관'으로 동산 스님의 유묵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아트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는 스님의 수행과 가르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영상으로 관람객이 더욱 몰입감 있게 전시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또 스님께 전하고 싶은 마음을 편지에 담아 디지털 연등으로 띄워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이 체험은 각자의 방식으로 스님을 추모하고 마음을 회향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정오 스님은 "이번 전시는 동산 스님의 삶과 정신이 어떻게 지금의 우리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라며 "실감형 영상과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더해져 관람객 모두에게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과거를 되새기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의 우리가 스스로의 '감인대도'를 돌아보며 각자의 길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범어사 성보박물관은 이번 전시 이후에도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5월 2일부터는 관계, 갈등, 화합을 주제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사찰의 역할과 메시지를 탐구하는 특별전 '그럼에도 불구하고:대자대비'를 선보이며, '대웅, 위대한 영웅을 찾아서', 어린이 박물관 축제 '야단법석'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교육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범어사 성보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영남취재본부 조충현 기자 jch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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