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유니콘' 중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곳이 잇따라 나왔다.
클래스101, 마이리얼트립, 자비스앤빌런즈다.
예비 유니콘은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의 유망 스타트업으로, 기업가치 1조원의 비상장사를 의미하는 유니콘의 전 단계다.
투자 혹한기가 여전한 가운데서도 흑자 전환에 성공, 유니콘으로의 도약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클래스101, 마이리얼트립, 자비스앤빌런스 등이 2024년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고 발표했다.
콘텐츠 플랫폼 클래스101은 지난해 영업이익 39억원과 순이익 18억원을 기록하며 2015년 창사 이래 최초로 연간 흑자를 거뒀다.
매출액은 310억원으로 전년보다 5% 감소했지만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270억원, 순이익은 273억원 개선됐다.
여행 앱 마이리얼트립도 지난해 매출액 892억원, 영업이익 1억3000만원으로, 2012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흑자로 전환했다.
세금 환급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 역시 영업이익 102억원으로 2015년 창업 후 첫 흑자를 실현했다.

설립한 지 10년 남짓인 이들 예비 유니콘 기업은 긴 터널을 지나,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수익 모델 다각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클래스101은 지난해부터 크리에이터 콘텐츠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시행한 크리에이터 중심 전략이 주효했다.
크리에이터들이 개별 페이지에서 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게 대표적이다.
클래스101은 올해 AI 기반 맞춤형 강의 추천 서비스 도입, 기업 대상 구독 서비스 확대, 크리에이터 홈 기능 고도화를 통해 50%의 매출 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리얼트립도 해외여행 수요 회복에 맞춰 투어와 액티비티 중심의 핵심 사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동시에, 항공·숙박·마이팩 등 여행 관련 전 분야의 상품군을 빠르게 확장한 게 첫 흑자로 이어졌다.
이 중 크리에이터 마케팅 프로그램 '마이리얼트립 마케팅 파트너'의 거래액은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 응대를 자동화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최적화함으로써 운영 효율을 높인 것도 고정비 절감과 매출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
자비스앤빌런스의 흑자는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통해 환급신청액을 크게 늘린 결과다.
삼쩜삼은 작년 하반기 환급 과정에서 필요했던 세무대리인 확인 절차를 완전히 없애 사용자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이를 통해 최근 누적 가입자 2300만 명을 돌파했다.
누적 환급신고액은 1년 만에 약 7000억원 늘어나 지난달 기준 1조6700억원으로 뛰었다.
누적 환급 신고 건수는 1219만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핵심 경쟁력을 명확히 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한 예비 유니콘의 사례는 생존과 성장 사이에서 고민하는 많은 창업 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며, "자체 수익 창출 능력을 갖춘 스타트업은 외부 환경 변화에 덜 취약하고 향후 투자 유치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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