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 외마디 신고 10분 만에… 경각에 달린 목숨 구한 소방·경찰·지자체 공조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4-07 10:05:44

“도와주세요...”라는 희미한 외마디 신고를 접수한 소방공무원이 예리한 판단을 내리고 경찰·지방자치단체와 신속한 공조시스템을 가동해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

7일 충남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8시 57분 119종합상황실 상황2팀 김동우 소방교에게 한통의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충남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근무 모습.

수화기 너머에서는 별다른 말 없이 “도와주세요...”라는 가느다랗고 떨리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 소방교는 신고자의 위치나 현재 상황 등을 확인하기 위한 대화를 시도했으나 신고 여성은 반복적으로 “도와주세요”라는 말만 힘들게 되풀이했다.

위기 상황을 직감한 김 소방교는 즉각 이동통신 기지국을 통해 위치 추적을 실시하고 신고자가 예산군 신례원의 한 야외 주차장에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김 소방교는 곧바로 신고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의 CCTV를 검색했으나 야외주차장에서는 주차된 차량도 신고자도 확인되지 않았다.

김 소방교의 민첩한 대처는 다음 단계에서 더욱 빛났다.
평소 가상 상황을 가정해 훈련하고 숙지한 메뉴얼에 따라 1초도 망설임없이 해당 지역 자치단체인 예산국 CCTV 통합관제센터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CCTV 방향을 여러 곳으로 돌려가며 신고자를 찾아줄 것을 요청했다.

119종합상황실에서는 자치단체 CCTV를 볼 수는 있지만, 조정은 불가능하다.
예산군의 공조로 차량 한 대가 발견됐고, 차량 안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보이는 희미한 불빛이 새 나왔다.
김 소방교는 차량 비상등을 켜달라고 요청했고, 신고자가 이에 응하며 마침내 정확한 위치가 파악됐다.

위치 파악과 동시에 충남도소방본부는 119종합상황실에서 함께 근무 중인 경찰협력관에게 경찰출동 공조를 요청했다.

파견 경찰관은 충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을 통해 인근을 순찰 중이던 경찰에 현장 확인을 요청했다.
순찰 경찰은 곧바로 신고자가 있는 장소에 도착, 차량 문을 열고 신고자의 상태를 확인했다.
곧이어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고 신고자에 대한 안전 조치를 취하며, 위급 상황을 넘겼다.

119 신고 접수부터 구조까지 걸린 시간은 총 10분이었다.

소방 조사 결과, 신고자는 50대 초반의 여성으로 차량 안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던 중 119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 여성이 자신의 위치와 상황을 정확히 알릴 수 없었던 것은 자해를 시도한 터라 몸을 움직이기도 말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충남도소방본부와 충남경찰청은 사건·사고에 대한 공동 대응 강화 등을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119종합상황실과 112치안종합상황실에 각각 4명의 소방관과 경찰관을 상호 파견해 근무토록 하고 있는데, 이 시스템도 빛을 발했다.

오긍환 충남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장은 “김 소방교의 위급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발빠른 조치, 경찰 및 자치단체와의 긴밀한 공조 체제가 없었다면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각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각종 사건·사고에 대응하며 도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홍성·예산=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