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가 배달의민족을 거세게 추격하며 배달 앱 시장에서 '2강 체제'를 굳히고 있다.
올해 1월 월간 1000만 사용자를 돌파한 뒤에도 사용자 증가세가 이어지면서다.
배민이 1년 동안 답보 상태였던 것에 반해 쿠팡이츠의 사용자는 400만 명 이상 늘어 간격은 점점 더 좁혀지고 있다.
이런 성장세가 유지된다면 그동안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던 배민의 턱밑까지 머잖아 따라붙을 수 있을 전망이다.
배민은 포장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시작하는 등 적극적인 수성에 나섰다.
4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의 사용자 수(MAU)는 각각 2221만 명, 1037만 명, 513만 명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배민은 소폭 증가했고 요기요에서 약 57만 명이 감소했다.
두드러진 것은 쿠팡이츠의 성장세다.
쿠팡이츠는 1년 동안 무려 411만 명이 증가했다.
사용자 규모로만 보면 65.8% 성장한 셈이다.

지난 1년 동안 쿠팡이츠의 성장을 이끈 것은 '무료배달'이다.
지난해 3월 말부터 쿠팡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사용자 증가세에 속도가 붙었다.
와우 멤버십 회원 수를 감안하면 쿠팡이츠 사용자 확대 여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
와우 멤버십 회원은 2023년 말 기준 1400만 명 이상이었다.
이후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계속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게다가 쿠팡이츠는 4월부터 배민과 동일한 요율의 상생 요금제를 시행한다.
기존 대비 수수료를 최대 2~7.8%까지 인하한 것이다.
또 입점한 모든 매장을 대상으로 포장주문 서비스에 대한 '중개수수료 무료' 정책을 1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입점 업체도 지난달 22만7000여개로 늘었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30만7000여곳의 입점업체를 확보하고 있는 배민과의 차이는 이제 8만여 개에 불과하다.
배민도 쿠팡이츠의 급성장을 위협으로 인식한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지난달 전사 발표에서 "지금이 가장 위험하고 힘든 순간으로, 재정비와 만반의 준비를 해 정상을 향해 달려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이런 시장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배민은 고객과 경험, 기술, 서비스라는 네 가지 부분에서 배달 서비스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보고 내부적으로 '배민 2.0'을 선언했다.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가장 먼저 꺼낸 전략이 포장 주문 활성화다.
'픽업'으로 리브랜딩한 포장은 배달비 부담이 없어 비중이 늘수록 업주는 수익성이 개선되고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는 방식인 만큼 긍정적인 구매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단골 확보에 용이하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고객도 직접 매장을 방문해 가게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배민은 약 300억원 규모의 마케팅 프로모션 투자를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앱 시장에선 이제 음식 배달로만은 서비스 차별화가 점점 더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며 "가격보다는 서비스에서 다른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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