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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고등어 한 마리에 1만원?…시장도 숨 고른다

“작년엔 8,000원이면 됐거든요. 오늘 보니까 1만원이래요. 그냥 지나쳤어요.”


2일 오전 광주 남광주시장에서 만난 김길례(68) 씨는 생선 좌판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발길을 돌렸다.
살림살이는 그대로인데, 장바구니는 갈수록 가벼워진다고 했다.
“예전엔 고등어가 저녁 반찬의 기본이었어요. 지금은 한 마리 사는 것도 고민이에요.”

시장 안 골목은 분주했지만, 상인들의 표정은 무겁다.
두부와 생선을 파는 박모 씨는 “장 보는 손님은 있는데, 사는 사람은 줄었다.
가격만 물어보고 그냥 가버려요”라고 말했다.
“고등어요? 작년엔 한 마리에 7,000~8,000원 선이었는데, 지금은 1만원이다.
우린 마진도 줄고, 손님도 줄고 그래요.”


시장 안에서는 대화보다 눈치가 더 많았다.
한 상인은 “예전엔 ‘좀 깎아줘요’가 많았는데, 요즘은 ‘그냥 안 살게요’가 많아요”라고 말했다.
무심히 돌아서는 손, 카드를 꺼내다 멈추는 주머니, 가득 차지 않는 장바구니가 이곳의 풍경이었다.


하지만 통계는 다르게 말한다.
호남지방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25년 3월 광주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광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1.9% 상승했다.
전월(2.1%)보다 소폭 둔화했다.
통계청은 이를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생활물가지수는 2.1% 상승했고, 신선식품 지수는 2.3% 올랐다.
특히 생선과 해산물(신선어개)은 전년 동월보다 6.3% 상승해 눈에 띄었다.
채소 가격도 무(109.4%), 배추(63.3%), 귤(31.8%) 등 대부분의 반찬 재료가 큰 폭으로 뛰었다.
외식도 만만치 않다.
광주의 음식·숙박 물가는 전년보다 3.2% 상승했고, 생선회 외식은 9.6%, 해장국은 7.7% 인상됐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대표 품목의 가중평균을 기준으로 산출되는 만큼 개별 소비자가 자주 구입하는 품목에 따라 체감물가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물가지수, 신선식품지수는 그런 차이를 보완하기 위한 보조지표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지표보다 먼저 반응한다.
광주의 아침 장은 다시 시작되고 있었지만, 손님들의 걸음은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통계는 평균이지만, 우리는 그 평균보다 더 오르는 것만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 초입에서 만난 한 상인은 “오는 4일 탄핵 심판 나온다던데…, 나라가 어수선하니, 뭐 그날 지나고 나면 좀 나아지겠죠”라며 말끝을 흐렸다.



송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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