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 피아노'로 유명한 악기 제조사 삼익악기가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해 온 '집단에너지 사업'이 쏠쏠한 성과를 내 눈길을 끌고 있다.
본업인 악기 사업은 적자로 돌아선 반면, 지역에 냉·난방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은 수익성을 개선하며 전체 실적을 방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수익 구조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에도, 삼익악기는 주력 사업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힘을 쓰는 모양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익악기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304억원, 영업이익은 5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1%, 8.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7.9% 줄어든 3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집단에너지 사업의 수익성이 특히 두드러진다.
연결 기준 지난해 에너지 사업 매출은 893억원으로 전년(1009억원) 대비 11.5%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5.8% 급증한 7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체 영업이익을 웃도는 수치다.
사실상 에너지 사업이 회사 수익을 견인한 셈이다.

삼익악기는 2017년 경남기업에서 인수한 '수완에너지'를 통해 광주 수완지구 일대에 전기와 냉·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생산된 전기는 한국전력공사에 판매하고, 열은 아파트 68개소(4만902세대)와 상가 및 공공시설 등을 포함한 총 89개소에 공급한다.
악기 시장 침체에 대응해 진출한 이 사업은 이제 삼익악기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삼익악기 관계자는 "지난해 공급 세대 수는 2023년과 동일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난방 단가 인상이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본업인 악기 사업의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다.
연결 기준 지난해 악기 사업 매출은 1125억원으로 전년(1229억원) 대비 104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9억원에서 13억원 손실로 전환되며 적자를 기록했다.
삼익악기 관계자는 "중국 법인에서 매출이 많이 감소하면서 악기 사업의 실적이 하락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익악기는 악기 사업의 수익성 회복을 위해 비용 절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악기 사업 자체가 하향 곡선을 그리는 만큼, 인도네시아 생산공장에서의 원재료 매입량을 줄이고, 기존 재고를 점차 축소하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인건비나 기타 생산비 부담을 덜기 위해 생산기지를 다른 국가로 이전하는 등의 방안은 현재로선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당분간 기존 생산 체제를 유지한 채 내부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손익 개선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이 같은 수익 구조가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기업 정체성 재정립이 불가피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익악기는 이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삼익악기 관계자는 "에너지 사업 비중이 커졌다고 해서 악기 사업을 철수하거나, 사업 전환을 고려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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