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폭발물 안전거리 이유 부동의
개통 땐 위험 노출 ‘안전불감’ 지적
광주시는 군부대의 동의를 받지 않고 공군 탄약고의 군사시설보호구역에 아파트 진입로 개설을 강행해 안전불감증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1일 광주시와 감사원 등에 따르면 시 교통건설국 도로과와 환경생태국 공원녹지과는 민간공원으로 추진 중인 ‘위파크 마륵공원’ 아파트 2곳의 진입로 개설을 위해 공군본부 제1전투비행단에 협의신청을 했다.
2곳의 진입로 일부가 공군 탄약고 보호를 위해 군사기지법에 따라 설정된 제한보호구역에 포함돼 있다.
제1전투비행단은 시의 협의요청에 대해 폭발물 안전거리 위반을 이유로 모두 부동의했다.
그런데도 시 도로과와 공원녹지과는 2019년 12월과 2020년 6월 각각 금호도로와 마륵도로에 대한 도로개설사업 실시계획인가를 도시재생국 도시계획과에 신청했다.
도시계획과는 도로개설협의에 제1전투비행단이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2곳의 진입로에 대한 실시계획을 인가했다.
마륵도로는 2022년 9월 착공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금호도로는 협의 보상 중이다.
이후에도 제1전투비행단은 협의 없이 착공된 마륵도로에 대해 지난해 6월과 7월 두 차례 걸쳐 도로개설사업의 중지와 폐쇄를 시 도시공원과와 도시계획과에 요청했다.
하지만 도시공원과는 공사 중단 시 민간사업자가 부담할 43억원 중 아직 투입되지 않는 26억원을 시 재정으로 부담한다는 이유를 들어 제1전투비행단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시가 2곳의 진입로 개통을 강행하면 군사기지법 위반은 물론 폭발물 안전거리 미준수로 폭발위험에 노출된 상태로 도로를 이용하게 된다.
군사기지법을 보면 지자체가 협의를 거치지 않고 도로를 개설할 경우 관할부대장이 인가 취소나 중지, 시설물의 철거 등 원상회복을 요구할 수 있으며, 지자체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도록 돼 있다.
감사원은 최근 2개의 도로 개설이 군사기지법을 위반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적법하게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시에 통보했다.
제1전투비행단이 진입로 개설에 대한 중지 등을 요구할 경우 내년 1월 입주예정인 9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 사용승인이 불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파트 계약자들의 소송 등이 뒤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는 실시계획 인가가 난 만큼 2곳 진입로 개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탄약고 이전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진입로 개설은 제1전투비행단 반대에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전에 논의가 있었던 지역으로 탄약고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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