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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품는 산단]②퇴근 후 '핫플' 된 복합문화센터…대불산단은 변화 중

편집자주인구구조와 산업 여건의 급격한 변화로 외국인 노동자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는 가운데 산업 현장에선 외국인 노동자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현장에선 특히 외국인 근로자들의 언어 능력,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사고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근로자들은 우리가 끌어안아야만 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외국인 근로자가 소속된 현장의 모습과 목소리를 조명하고,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돌파구를 찾는 사례를 총 3회에 걸쳐 제시한다.

<i>①갈수록 중요해지는 외국인 근로자, 여전히 높은 ‘소통의 벽’

<i>②퇴근 후 '핫플' 된 복합문화센터…대불산단은 변화 중

<i>③”상생은 운명…장기적으로 접근해야"


"띤 덴, 왼쪽부터 읽어보세요."


지난 20일 퇴근 시간을 넘긴 늦은 오후, 까만 어둠이 내려앉자 전남 영암군 대불산업단지의 한 건물에 환한 불이 켜졌다.
한국인 강사의 물음에 한 태국인 학생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나무" "구두" 하며 글자를 읽어 내려갔다.
책상 위 공책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의 한국어 인사말이 삐뚤빼뚤하게 적혀있었다.


이곳은 전남 목포역에서도 차량으로 40분가량 더 달려야 나오는 대불 국가산업단지다.
오후 6시에 공장 불이 꺼지면 외국인 근로자들은 한국어 수업을 듣기 위해 하나둘씩 이곳 복합문화센터로 모인다.
빈자리로 듬성듬성했던 강의실은 수업 시작 시각인 오후 7시가 되면 학생들로 꽉 찬다.



대불 복합문화센터가 한국어 강의를 운영하기 시작한 건 2022년부터다.
외국인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의사소통 문제가 산업 현장 전반의 문제점으로 부각되면서다.
김탁 대불복합문화센터장과 노금례 한국어 강사 등은 야심 차게 한국어 강의를 시작했지만, 처음엔 수강 학생이 적어 폐강 위기까지 갔었다.
저마다 다른 국가에서, 다른 문화를 습득한 외국인 근로자들을 퇴근 이후 한곳에 모아 강의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김 센터장은 이들이 단순한 근로자가 아닌 '한명의 이웃'으로 산단 안에서 유대감을 느끼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직접 말아온 김밥을 수업 전 근로자들과 나눠 먹고 외국인 근로자가 주체가 된 축구 리그도 결성했다.
근로자를 위한 작업복 세탁소, 무료 통근 자전거 대여 서비스도 시작했다.


문화센터가 단순한 교육이 아닌 소통과 친목의 공간으로 변화하자 썰렁하던 강의실도 복작거리기 시작했다.
학생 30여명 남짓으로 시작한 강의는 현재 초·중·고급 3개 반을 합쳐 학생이 110명에 달한다.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 번 진행되는 강의를 두 번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할 만큼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김 센터장은 "단순히 한국 생활에 어려움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외국인 근로자가 우리의 완전한 이웃, 한명의 사회 구성원으로 녹아들도록 도와야겠다는 마인드로 변화했다"며 "올해 하반기엔 용접과 도장 등 작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실무 용어를 중심으로 강의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현장의 핵심 인력…상생 노력 활발

전남 영암군 삼호읍 나불리·난전리·용앙리 일원에 조성된 대불 국가산업단지는 1980년대 국토 균형발전과 중국,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를 구축한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현재는 390개 사가 입점해있으며 지난해 9월 기준 생산액 1조7434억원, 수출액 116만불을 기록해 서남권 산업단지 생산의 40% 이상을 책임지는 핵심 기지다.


생산을 책임지는 건 단연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대불 산단에 고용된 근로자는 모두 6582명으로 이중 절반이 외국인 근로자다.
통계상 집계되지 않은 불법 체류자까지 합하면 실제론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산단공 관계자는 "고령화 등으로 내국인 근로자가 대거 이탈한 자리를 외국인들이 빠르게 메꾸고 있다"며 "통계상 확인되지 않는 불법체류자까지 합하면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외국인 근로자는 이제 산업 현장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인력"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 탓에 대불 국가산단에선 외국인 근로자들과 상생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결핵 검진' 사업이다.
좁은 원룸에서 10여명씩 집단생활을 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결핵, 수두, 홍역 등의 감염병에 내국인보다 훨씬 취약하다.
이에 전남 서부 근로자건강센터는 2022년 대한결핵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매년 직접 작업 현장을 찾아 연평균 200여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결핵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병원으로 연계해 추가 진료도 지원한다.


센터 내부에는 전문의사, 산업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의료 전문가가 상주해 각종 질환 예방 검사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단 특성상 유해 화학 물질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을 고려해 동맥경화 등 뇌심혈관질환과 근골격계 질환 검사를 중심으로 한다.
센터 한쪽에는 근로자들에게 알맞은 운동법을 교육하고 마사지볼 등을 통해 스스로 근육을 이완할 수 있도록 조성된 체력 관리실과 중대 재해 발생 시 후유증 치료를 위한 심리 상담실도 있다.


박지영 전남 서부 근로자건강센터 사무국장은 "작업 현장이나 센터 내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만나면 잠시나마 사업장을 떠나 외부에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즐거워하거나 간단한 검진에도 고맙다며 마음을 표현하는 이들이 기억에 남는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많은 400여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결핵 검진 현장에서 만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 체류자·사업주 비협조 등 사각지대 여전

그럼에도 불법체류자 등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 및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 안전망이 구축됐지만, 신분을 숨기려는 불법체류자들이 각종 정부 혜택을 거부하고 스스로 숨어들고 있어서다.


사업주의 비협조적인 태도도 문제로 꼽힌다.
근로자건강센터에서 실시하는 결핵 검사와 심리 상담 등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선 근로자들이 근무 시간의 1~2시간가량을 할애해야 하는데, 일손 부족을 이유로 이를 꺼리는 사업주가 많아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근로자건강센터는 검사 전 각 사업장에 공문을 보내 사업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나 참여율은 높지 않다.


박 사무국장은 "센터 측에서는 불법체류자까지 취약계층으로 보고 지원하고 있으나, 이들이 스스로 신분을 숨기고 나오지 않아 지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무료 검진도 강제 사항이 아닌 자율적인 부분이다 보니, 직접 작업 현장까지 찾아가더라도 시간을 내지 못해 참여하지 못하는 근로자가 많다"고 호소했다.


※이 기사는 아시아경제-한국산업단지공단 공동 기획으로 작성됐습니다.



영암 =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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