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신문 한 장, 한 줄의 시가 고려인 문학의 시작이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문학과 삶을 되짚는 전시가 광주에서 열린다.
광주 고려인마을 산하 고려인문화관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삶과 문학을 조명하는 한글문학 기획전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와 망명, 탄압의 시기를 거쳐 고려인 사회에서 꽃피운 한글문학의 궤적을 되짚는 자리다.
독립운동가이자 문학가인 포석 조명희(1894~1938) 선생의 문학 활동과, 고려인들이 사용했던 대표적 한글 매체인 '선봉신문'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1923년 창간된 선봉신문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고려인 사회에서 문예 창작의 통로 역할을 했으며, 조 선생은 이 매체를 기반으로 고려인 문학 운동을 이끌었다.
조 선생은 국내에서 KAPF(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 활동을 거친 뒤 1928년 소련으로 망명해 한글 문학의 보급과 제자 양성에 힘썼고, 2019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 받았다.
전시는 조명희 선생의 주요 작품과 선봉신문 원본, 문학 제자들의 창작 활동 기록 등 다양한 사료를 통해 한글문학의 맥을 되살린다.
전시는 올해 말까지 이어지며, 4월에는 사할린 출신 소설가 이정희, 카자흐스탄 고려일보 김성조 전 부주필을 초청한 특강도 열린다.
김병학 관장은 “고려인 문학이 지닌 역사적 의미와 정체성을 재조명하고, 선조들의 문학사를 복원하고자 전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송보현 기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