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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고 불완전해도 감정 드러내는 연주가 진짜”

5월 내한 공연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트럼프에 반대 美 공연 가장 먼저 보이콧
다양한 레퍼토리 강점인 바이올리니스트
“진심으로 음악 탐구할 때 진실 가까워져”


“관객이 공연장을 나설 때 마음속 깊은 변화가 느껴진다면 그게 바로 성공적인 공연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객이 진심으로 기쁨이나 슬픔과 접촉했고 울거나 웃을 수 있었다면, 그것이야말로 작곡가들이 바라는 바이며 그들이 음악을 통해 추구했던 것입니다.


‘성공적인 공연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여섯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서 열네 살에 콘서트를 열었다는 크리스티안 테츨라프(59·사진)가 “감정을 나누는 것은 인간에게 매우, 매우 중요하다”며 21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답이다.

테츨라프는 악보에 대한 깊은 탐구와 탁월한 표현력, 다양한 레퍼토리가 돋보이는 바이올리니스트다.
‘스토리’를 강조하는 자신의 음악철학에 대해 그는 “작곡자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악보에 담은 프레이징, 다이내믹, 메트로놈 지시를 정말 면밀히 들여다보면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브람스의 G장조 바이올린 소나타는 소토 보체로 시작하는 하강 구절에서부터 장례행진곡이 나타나는 느린 악장, ‘비의 노래’라는 마지막 악장까지 삶과 감정의 궤적을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작곡가의 음악을 진심으로 탐구할 때, 오히려 더 거칠고 예측불허하며 진실한 무언가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정확히 악보를 따르면 개인적 자유가 억제된다고 생각하지만, 저에게는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위대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볼수록 더 깊고 진솔한 자유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진짜 스토리텔링이란 단순히 아름답고 성공적인 연주가 아니라, 거칠고 불완전해도 인간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테츨라프는 트럼프 치하 미국 공연을 가장 먼저 보이콧한 예술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22회나 예정돼 있던 미국 공연 취소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면서도 현재 미국 정부 정책과 미국에 만연한 공포가 음악 근본 가치인 연민과 자유와 충돌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정치적 행위가 아니라 인간적인 일입니다.
우리는 시대와 함께 숨 쉬는 예술가이기 때문입니다.


공연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5월1일, 부산문화회관에서 5월2일.
박성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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