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미군의 예산·조직·인원 감축 폭풍권에서 주한미군이 완전히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대미 정보력 강화와 한·미 협의를 통한 악영향 최소화가 정부의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 |
지난 20일 경기 연천군 임진강 일대 석은소 훈련장에서 열린 한미 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을 마친 장병들이 연합부교를 건너고 있다. 뉴시스 |
보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를 권역별로 나눠 작전을 지휘하는 6개 지역 통합전투사령부 중 미국 본토·캐나다·멕시코를 관할하는 북부사령부와 중남미를 담당하는 남부사령부를 통합한다.
유럽사령부와 아프리카사령부도 하나로 합친다.
1951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창설 이래 74년간 미군 대장이 맡아온 최고사령관 직도 포기하는 안이 검토된다.
지난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일이 합의한 주일미군 병력 및 지휘통제 현대화 계획 중지도 검토된다.
미국 국방부는 통합전투사령부를 합쳐 5년간 3억3000만 달러(4800억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이 사령관을 맡는 통합전투사령부 수가 줄어들면 장성 등 고위 장교 숫자도 대폭 감소한다.
우리 최대 관심사인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관할하는 통합전투사령부인 인도·태평양사령부나 그 예하의 주한미군에 대한 언급은 일단 없다.
성급한 안도는 금물이다.
이번 계획이 현실화하면 동맹의 안보를 철저히 금전 거래의 대상으로 접근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경시 행태가 국제사회에서 부각돼 북한이나 중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특히 전 세계 미군 조정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장차 주한미군과 한·미연합군의 전력과 전투태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첨단 무기 운용이 승패를 좌우하는 현대전에서 관련 지원 인력과 시설 및 조직을 과도하게 축소하면 전투력 급감 등의 부작용이 따른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군에 향후 5년간의 대폭적인 예산 감축 계획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주한미군을 직접 겨냥한 구조조정안의 공개도 배제할 수 없어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 |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스트라이커 여단 장병들이 지난 19일 경기도 파주시 도시지역작전 훈련장에서 한미 연합 도시지역작전 훈련을 펼치고 있다. 뉴스1 |
벌써 잊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부는 ‘민감국가’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앞으로 한·미 협의에서 우리 입장을 관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 총리 부재 정국에서 국방장관 자리도 벌써 석 달 보름 넘도록 공석이다.
그 사이 헤그세스 장관의 취임 후 첫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에서 한국은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다.
정무·통상 외교와 함께 대미 외교의 또 다른 축이 국방부와 군을 통해 75년간 피로 이어진 군사외교다.
매년 5월 말·6월 초 주요국 안보 수장이 싱가포르에 모이는 샹그릴라 대화가 다가온다.
이때도 한·미 국방 수장의 대면 기회를 놓치면 소통 채널 확보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하루속히 국방부 장관을 임명하고, 야당도 협조해 기본적인 대미 군사외교에서라도 빈틈이 없도록 해야 한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