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가 2014년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서울 도심 내 매장을 선보인다.
코로나19 이후 지속되는 침체를 극복하고 반등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모기업 잉카그룹이 제시한 비즈니스 포맷 다변화의 일환이다.
20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이케아코리아는 다음 달 17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복합 쇼핑몰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에 이케아 강동점을 오픈한다.
5년 만에 문을 여는 신규 매장이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대형 매장이 아닌 쇼핑몰 입점 형태로 운영된다.
이케아코리아가 대형 매장 위주의 전략을 수정한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의 실적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0년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294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계속 하락해 2023년 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에는 26억원으로 90%가량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이케아는 2022년 충남 계룡점, 2023년 대구점 개점 계획을 철회하며 대형 매장 확대 전략을 재검토했다.

이케아는 한국 진출 초기 소비자가 직접 가구를 조립하는 방식(DIY)을 선보이며 경쟁력 있는 가격을 경쟁업체들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아울러 쇼룸과 레스토랑을 결합한 체험형 매장을 운영하며 소비자들과의 접촉면을 확대하는 데 힘썼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쿠팡, 오늘의집 등 e커머스 플랫폼이 저렴한 가구를 빠르게 배송하고 설치까지 제공하면서 이케아 제품 유인력이 떨어진 것이다.
게다가 2022년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가성비 좋고 디자인은 세련된' 브랜드의 이미지도 다소 훼손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처럼 구조화한 위기를 극복할 목적으로 잉카그룹은 2026년까지 이케아코리아에 3억유로(약 4300억원)를 투자하는 한편 더 다양한 방식의 판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밝혔다.
다음 달 강동점을 오픈하는 건 이런 계획을 실행하는 첫걸음 격이다.
이케아 관계자는 "강동점은 도심 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첫 시도"라며 "앞으로도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이케아코리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제품을 검색하고 정보를 확인한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체험 및 구매할 수 있도록 하거나, 오프라인에서 본 제품을 온라인에서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기존 매장에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을 도입해 별도의 물류센터를 짓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온라인 주문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시스템은 현재 기흥점 일부에 도입됐으며 광명점 등으로 도입 매장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런 행보와는 별개로 업계는 이케아가 더 적극적인 가격 경쟁력 복원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이케아가 최근 이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밝힌 바는 없지만 2023년 말 이후 총 800개 안팎 품목의 가격을 10% 넘게 인하한 뒤 매출과 영업이익이 다소 개선되는 효과를 일시적으로나마 확인했던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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