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군 “특정 시군이 독점 안돼”
강원 원주시와 횡성군이 지역 명칭 변경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원주시가 ‘소초면’을 ‘치악산면’으로 변경하겠다고 하자 횡성군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횡성 강림면이 소초면보다 치악산을 더 품고 있어 치악산을 특정 시군이 독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19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원주시는 치악산 북서쪽에 위치한 소초면을 치악산면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간 명칭 변경을 요구해온 소초면 주민들은 최근 공식 지명 변경을 위해 주민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시는 개명 요청이 접수되면 조례 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 이름을 바꿀 계획이다.
주민들은 잘 알려진 지명으로 변경되면 지역을 보다 효율적으로 알리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도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식을 접한 횡성군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김명기 횡성군수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치악산에서 소초면이 차지하는 면적은 40.43㎢에 불과한 반면 강림면은 55.19㎢에 달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소초면 이름을 치악산면으로 바꾸겠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림면 주민들은 치악산 생태계 보전과 환경보호를 위해 재산권 행사에서 많은 제한을 받으며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며 “치악산은 원주시의 독점 자산이 아닌 만큼 이름 변경은 신중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도에서는 2007년 평창군이 도암면을 ‘대관령면’으로 이름을 바꾼 바 있다.
이후 영월군이 서면을 ‘한반도면’, 하동면을 ‘김삿갓면’, 수주면을 ‘무릉도원면’으로 변경했다.
양구군 남면과 홍천 동면도 ‘국토정중앙면’, ‘영귀미면’으로 각각 지명을 바꿨다.
원주·횡성=배상철 기자 b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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