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닛산에 15조원 규모 배터리 공급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3-20 06:00:00

6년간… 전기차 100만대 물량
캐즘 속 日기업과 첫 파트너십
북미 공장서 생산… 공급처 확대

SK온이 일본 완성차 업체인 닛산과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일본 완성차 업체와의 첫 계약으로, SK온은 6년간 중형급 전기차 약 100만대에 탑재할 배터리를 납품한다.

SK온은 19일 닛산과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2028년부터 2033년까지 6년간 99.4GWh 규모의 고성능 하이니켈 파우치셀 배터리를 닛산에 공급한다.

SK온 미국 조지아주 공장. SK온 제공

SK온이 일본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계약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배터리 수요도 정체된 상황에서 신규 고객사를 확보했단 점에서 더 유의미하다.
현재 현대차그룹과 포드, 폴크스바겐, 다임러를 고객사로 둔 SK온은 대형 고객사를 추가 확보했다.
닛산과 구체적인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공급량을 감안하면 계약액이 15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한다.

닛산은 SK온 배터리를 미국 미시시피주 캔톤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인 북미 시장용 차세대 전기차 4종에 탑재한다.
토요타, 혼다와 함께 일본 3대 자동차 제조사인 닛산은 2010년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인 ‘리프’를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향후 3년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신차 30종 중 16종을 전기차로 생산하겠다며 전기차 전환 의지를 내비쳤다.
2028년부터 미국에서 생산할 전기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2종, 세단 2종이라 밝혔다.

SK온 역시 이번에 닛산에 공급하기로 한 배터리를 북미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북미 공급처를 확대했단 면에서도 이번 계약은 긍정적이다.
SK온은 이미 미국 조지아주에 자체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합작법인(JV) 형태로 조지아주, 켄터키주, 테네시주 등지에 4개의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다.
네 공장까지 모두 완공되면 SK온의 미국 내 배터리 최대 생산 능력은 180GWh로 늘어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SK온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39.0GWh로, 이번 계약으로 연간 배터리 사용량의 40% 수준 물량을 추가 확보했다.
닛산도 핵심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안정적인 배터리 조달처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전동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은 “SK온 기술력과 경쟁력이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며 “핵심 시장인 북미에서 생산 역량 및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전동화 파트너의 성공적인 전기차 전환을 돕겠다”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