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치우쳐 보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어떤 대상이나 행위를 치우쳐 보는 것은 좋은 게 아니다.
하지만 인간도 감정의 동물이어서 자신의 감정에 따라 대상이나 행위를 치우쳐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백인이 흑인을 뒤에서 미는 행위를 보면 장난친다고 생각하고, 흑인이 백인을 미는 행위를 보면 폭력을 가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것은 흑인에 대한 편견 때문이다.
편견에 해당하는 영어는 prejudice이다.
여기서 pre-는 ‘~전에’라는 뜻이고, judice는 ‘판단’이라는 뜻이다.
이 둘을 합치면, 편견은 ‘판단하기 전에 가진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이 편견을 광의로 정의하기도 하고 협의로 정의하기도 한다.
광의로 정의하는 사람은 편견에 인지적, 정의적, 행동적 요인 모두를 포함시키는 반면, 협의로 정의하는 사람은 정의적 요인으로 한정한다.
편견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는 “어떤 집단이나 집단구성원에 대한 비합리적인 부정적인 평가”이다.
이것은 정의적 차원으로서 어떤 집단이나 집단구성원의 특징에 대한 인지적 신념인 고정관념과는 구별된다.
예를 들어 어느 민족이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것은 고정관념이고, 그래서 이 민족이 싫다고 하는 것은 편견이다.
편견은 태어날 때 가지고 온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형성된 것이다.
그래서 일단 편견을 가지면 이것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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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업 이화여대 다문화연구소장 |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X가 유대인은 자기 집단만 챙긴다고 비난한다.
Y는 유대인이 공동모금 운동 때 다른 민족보다도 더 많이 기부했다고 말하면서 X의 편견을 완화하려고 한다.
X는 그것이 금융업에 종사하는 유대인이 돈으로 환심을 사려는 수작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편견을 가진 사람을 최근 연구 결과나 통계를 통해 설득해 봐야 별 소용이 없다.
다행스럽게도 X처럼 자신의 편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어떤 사람은 편견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그렇게 하고, 다른 사람은 인종주의자, 혐오주의자로 불리지 않기 위해서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게 말하고 행동한다.
그런데 요즈음 국제이주자가 많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편견은 늘어나고 있다.
사회심리학자들은 편견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양측이 상호의존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두 집단이 같이 여행하다 차가 진흙에 빠지면 양측은 모두 내려 그 차를 밀어야 한다.
둘째, 두 집단이 추구해야 할 공동 목표가 있어야 한다.
‘진흙에서 차 빼기’는 두 집단의 공동 목표가 될 수 있다.
셋째, 양측이 동등한 위상을 가져야 한다.
만약 두 집단 사이에 힘의 차이가 현격하다면 편견을 줄이기 어렵다.
넷째, 두 집단이 우호적이고 비공식적인 상황에서 만나보아야 한다.
다섯째, 상대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을 많이 만나보아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예외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 경우 편견은 지속될 수 있다.
여섯째, 양측이 그들 집단, 기관, 공동체의 사회적 규범이 평등을 지지하고 장려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 글에서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 편견은 없애는 대상이 아니라 의식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즉 나에게 편견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인정해야 한다.
장한업 이화여대 다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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