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문화를 선도하는 할머니 힙합 그룹 ‘수니와칠공주’의 새로운 멤버를 뽑는 오디션이 열린 것이다.
6대 1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전장을 던진 할머니들은 단 하나의 자리를 놓고 실력을 겨뤘다.
19일 군에 따르면 이번 오디션은 지난해 10월 원년 멤버였던 고(故) 서무석 할머니가 혈액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며 그의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멤버를 찾기 위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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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할매래퍼 그룹 수니와칠공주의 최종 합격자로 호명된 이선화 할머니가 꽃다발을 들고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
그중에는 지천면 신3리 이장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또한 수니와칠공주의 인기에 힘입어 탄생한 ‘텃밭왕언니’의 리더 성추자(81) 할머니도 유니폼을 입고 참가했다.
젊은 래퍼처럼 머리를 염색하고 화려한 장신구로 치장한 강영숙(77) 할머니도 분위기를 압도했다.
대구에서 온 강정열(75) 할머니는 “합격하면 칠곡으로 이사하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도전했다.
강 할머니는 오디션을 준비하며 수니와칠공주의 공연이 열리는 마을 경로당을 찾아 비법을 배우고 독학으로 랩 연습까지 했다고 한다.
오디션은 단순한 가창력 평가가 아니었다.
자기소개와 받아쓰기, 동시 쓰기, 트로트 부르기, 막춤까지···.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강당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심사위원장 정우정 선생님이 무대에 올라 봉투를 열었고 합격자는 이선화(77) 할머니가 됐다.
이 할머니는 “기존 멤버들을 친언니처럼 모시고 열심히 활동해 보겠다”며 “좋아하는 김소월 시인의 시를 랩으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수니와칠공주의 새로운 출발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용기를 줄 것”이라며 “수니와칠공주가 K-할매 문화를 만들어가는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칠곡=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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