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치료제인 ‘세노바메이트’가 대체 의약품 없는 ‘혁신 제품’인 만큼, 비용 증가를 약가 인상 방식으로 방어할 수 있다.
제네릭(복제약).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가 즐비한 다른 약물들과는 상황이 다르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는 대표 혁신 의약품 중 하나다.
혁신 의약품은 비용 부담이 늘어나도,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 있다.
이는 즉 관세부과가 현실화해도 영향이 미미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경쟁 제품으로는 그나마 미국 뇌전증 시장 1위인 벨기에 제약사 UCB의 ‘브리비액트’ 정도가 꼽힌다.
하지만 약효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다.
이 제품의 뇌전증 발작 빈도 감소율은 20~40%에 그치는 반면, 세노바메이트는 55%에 달한다.
다른 3세대 항경련제와 달리 이중 작용기전을 통해 신경세포 신경전달을 정상적으로 조절해주는 게 특징이다.
브리비액트의 주요 특허가 내년 중 만료되는 것도 긍정 요인이다.
이후 값싼 복제약으로 대체가 가능해져 매출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때 뇌전증 치료제 최강자로 불렸던 ‘빔팻’은 지난 2022년 3월 특허 만료 후 미국, 유럽(EU) 매출이 각각 전년보다 38%, 8%씩 줄었다.
세노바메이트는 상대적으로 특허 문제서 자유롭다.
당초 물질 특허가 2027년 10월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특허청이 개발에 소요한 기간을 인정해 2032년 10월까지 연장 조치했다.
세노바메이트와 항경련제 병용요법 관련 특허는 2039년 6월까지 연장됐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이 현실화해 경쟁 약품 간 셈법이 복잡해지면, SK바이오팜은 역으로 성장 흐름을 더욱 가속화 할 가능성이 생긴다.
뇌전증은 신체적 이상이 없어도 뇌 특정 부위 신경세포가 흥분해 반복 발작 증세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3년 약 110억 달러에서 2030년 15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5.1%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팜은 변수에 대기하기 위한 단계별 대응 방안도 수립하고 있다.
우선 미국 내 6개월분 제고를 확보해 단기적 위험성을 최소화했다.
미국 내 생산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위탁생산기업(CMO)에 자사 뇌전증 치료제 생산 기술을 이전한 뒤, 생산 라인에 대한 FDA 승인을 끝마쳤다.
진출 국가도 다변화한다.
지난 2월 세노바메이트의 한국 품목 허가 신청을 완료했고, 연내 일본 허가 신청도 예정돼있다.
미국 내 세노바메이트 전신 발작 적응증 확장을 위한 3상 임상시험은 연말 결과 확보를 목표로 진행 중이며, 소아용 현탁액 제형은 연내 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아주경제=한영훈 기자 ha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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