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라광수 차장 미담 주인공
공사, 대응 매뉴얼 276개 전 역에 배포
“7~8년간 치매로 고생하신 어머니가 생각나 두유라도 하나 더 챙겨 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르신이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가 다행입니다.
”
지하철 역사를 배회하던 치매 어르신의 귀가를 도운 서울교통공사 라광수 차장은 “마땅히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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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근무하는 서울교통공사 소속 라광수 차장. 서울교통공사 제공 |
라 차장은 어르신이 지하 1층에 올 때까지 CCTV로 살펴보고 나서 찾아가 대화를 시도했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자 다른 직원에게 112 신고를 요청한 뒤 고객 안전실로 함께 가자고 어르신을 설득했다.
고령의 어르신을 무리하게 이끌고 가려 하면 돌발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어르신은 라 차장의 설득 끝에 고객 안전실로 이동했다.
직원들은 어르신의 손발을 주무르고 오물을 닦아 준 뒤 따뜻한 두유를 건네며 대화를 나눴다.
라 차장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함께 어르신의 ‘치매 노인 인식표’를 발견해 보호자와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실종 아동 등 조기 발견을 위한 매뉴얼’을 만들어 지하철 1∼8호선 276개 역에 배부해 직원들이 실종자와 가족들을 도울 수 있게 하고 있다.
직원들은 매뉴얼에 따라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역사 내 안내 방송과 사내 게시판, 관제 센터를 통해 모든 역에 상황을 신속히 전파한다.
지난 한 해 공사 측이 치매 또는 치매로 추정되는 어르신을 보호자에게 인계한 경우는 13건이다.
마해근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앞으로도 역사 내 실종자 발생 시 가족 또는 보호자 품으로 하루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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