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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인구절벽, 중장년 활용 중요…‘계속고용’ 정책 내실화 해야”

서울시 ‘중장년 정책포럼 2025’
생산가능인구 감소 대안 제시
정년 폐지·평생 근로모델 핵심
청년·고령자 지원 쏠림도 지적


“은퇴하면 무기력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하다 보니 시간은 정신없이 가고 휴무일이 너무 반가워요.”

수십 년 다닌 직장에서 은퇴한 뒤 맥도날드에서 두 번째 직업을 가진 60대 A씨다.
인생은 길고 정년은 짧기에 ‘N차 취업’은 그에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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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이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 중장년 정책 포럼 2025’ 연단에 올라 개회사를 하고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제공
올해는 우리나라가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첫해다.
초고령사회는 저출생 ‘인구절벽’과 맞물려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1980∼90년대 고도 성장을 이끌었던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4∼1974년생)가 법정 정년인 60세에 도달하며 국가 생산성 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지난해 5월 발간한 ‘2024 인구보고서’에 따르면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3657만명(2023년)에서 20년 뒤 2717만명(2044년)으로 1000만명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생산가능인구조차도 제대로 쓰이지 못하는 데 있다.
전체 인구의 40.5%(2017만8000명·2023년 기준)를 차지하는 중장년(40∼64세) 가운데 정년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조기퇴직자는 58만8000명, 정년퇴직자는 44만3000명으로 조사됐다.
주된 일자리(가장 오래 근무한 직장) 평균 퇴직 연령은 49.4세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장년 일자리 패러다임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철희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지난달 50플러스재단 중장년 정책 칼럼에서 “중장년층의 생산적인 역량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은 이와 같은 인구변화의 노동시장 충격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방안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 중장년 정책 포럼 2025’의 화두 역시 중장년의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재취업 활성화’와 ‘계속고용’이었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50플러스재단이 주관한 이날 포럼엔 150여명이 참석했다.
50플러스재단은 시민 인생 후반 50년을 지원하는 서울시 출연기관으로 중장년 세대를 위한 경력설계, 직업훈련, 취업과 창업 등 일자리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인구경제학자이자 감사원, 국토교통부, 법무부 인구정책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생산가능인구 완전연소’와 ‘고령근로 계속고용’ 등을 제안했다.
정년을 폐지하고 평생 근로 모델을 구축하자는 게 핵심이다.
중장년을 경제주체로 활용하는 방향을 통해 노후보장 등 단순 복지를 넘어 ‘웰페어노믹스(Welfare+Economics)’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중장년 지원법 제정 등 법안과 관련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재단 강소랑 정책연구팀장은 이날 “청년·고령자를 위한 정책에 관심이 쏠린 탓에 중장년 고용 및 생활 안정 등 삶의 전반적인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가 부재하다”며 “중장년층 지원을 위한 기본법을 제정하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화와 저출생, 상·하방 압력이 더해질수록 인구 그래프 중간에 끼어 있는 중장년이 정책 과정에서 소외되는 경향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도 “중장년 계속고용은 고용정책의 주변부에 머물러 왔다”고 평가했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 고용노동법제도 체계는 일단 취업하면 정년에 이르기까지 고용안정이 이루어지는 것을 일반적인 것으로 상정해 중장년 퇴직을 매우 이례적인 일로 전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장년 계속고용 정책 내실화를 위한 제도화는 가장 시급한 사회적 과제”라며 “중장년 계속고용 정책은 노사정 모두에게 이익으로 귀결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기업에서도 점차 경력, 인적 네트워크 역량을 갖춘 중장년 채용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서울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4050 이·전직 적합 직종 및 채용 수요조사 보고서’(2024)에 따르면 중장년 채용의 주요 장점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45.9%), 업무 수행에 높은 성실성(18.7%), 상황에 따른 문제해결능력(18.0%), 조직관리능력(10.9%), 조직에 대한 높은 헌신도(3.4%)로 조사됐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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