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질환에 이로운 식이요법으로 알려진 ‘간헐적 단식’의 의외의 부작용이 새로 드러났다. 모발 성장을 억제해 탈모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저장성 서호대학 빙 장 교수팀은 14일 과학 저널 ‘셀(Cell)’을 통해 간헐적 단식을 한 쥐가 24시간 음식 섭취가 가능한 쥐보다 신진대사 건강은 개선됐지만, 털의 성장은 느려졌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도 생쥐보다는 약하지만, 모발 성장이 억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간헐적 단식으로 축적된 활성산소가 모낭 줄기세포(HFSC)의 세포 사멸(apoptosis)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다만, 사람은 생쥐와 모발 성장 패턴이 달라 그 정도가 쥐보다는 크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를 통해 단식은 대사적 이점 외에도 혈액과 장, 근육 조직과 관련된 줄기세포의 스트레스 저항력을 높일 수 있지만, 피부와 모발 같은 말초 조직에 대한 영향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 이번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털을 깎은 생쥐를 세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매일 8시간 먹이를 주고 16시간 금식하는 간헐적 단식을 시켰다. 또, 한 그룹은 격일로 먹이를 주는 단식을 하고, 나머지 한 그룹(AL)은 24시간 먹이에 접근이 가능하게 했다.
실험 결과, 아무 제한 없이 먹이를 먹을 수 있는 대조군 생쥐는 30일 후 털이 대부분 자랐으나 8~16시간 간헐적 단식과 격일 단식 그룹은 96일 후에야 부분적으로 털이 다시 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젊은 성인 49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간헐적 단식 그룹의 모발 성장 속도가 대조군에 비해 18%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인간은 생쥐와는 신진대사율과 모발 성장 패턴 등이 크게 달라 간헐적 단식의 영향도 매우 다를 수 있다”면서도 “간헐적 단식이 많은 유익한 효과가 있어 이를 못 하게 겁주고 싶지는 않지만, 의도하지 않은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간헐적 단식은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비만한 사람들이 비만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간헐적 칼로리 제한식단을 통한 지방간 감소 효과가 더욱 컸으며, 체중 감량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다.
영국 총리 리시 수낵과 기업인 일론 머스크, 배우 제니퍼 애니스톤, 김인권, 김상중, 비 등 유명 인사들도 실천하고 있는 다이어트 방법이다. 이러한 단식 방법은 등장 초기 일종의 민간요법이나 유행 정도로 인식됐으나 공복이 신체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면서 이를 긍정하는 학설이 조금씩 성장하기 시작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