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밸리 후폭풍…고양방송영상밸리도 멈춰 서나 [오상도의 경기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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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4-11-11 18:03
조회수 12

주거시설 비율이 발목…인허가 제동으로 2년째 표류
K-컬처밸리 좌초 이후 ‘도미노’ 우려…평행선 달려
고양시 “특성화단지 사업방향 재검토…방송·상업↑”
GH “협의 때마다 市에서 새로운 요구…비현실적”
경기도의회 K-컬처밸리 특위…협약해제 타당성 검증

멈춰 선 ‘K-컬처밸리’사업 이후 ‘고양방송영상밸리’사업도 경기도와 고양시 간 갈등으로 좌초 위기에 놓였다.

11일 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고양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6700억원을 들여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원 70만2000㎡에 방송시설과 3780세대의 주택을 짓기 위해 2019년 시작됐다.
하지만 복합용지의 주거비율 하향과 방송용지 추가를 요구하는 고양시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GH가 평행선을 달리며 2022년 11월 토지 공급계획 제출 이후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2021년 토지 조성공사에 들어간 점을 고려하면 상당 기간 지체된 셈이다.

2021년 5월 경기 고양시의 방송영상밸리 도시개발사업 기공식.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참석했다.
고양시 제공

도시개발사업법상 인허가권자인 고양시는 지난달 GH에 공문을 보내 방송영상밸리 사업지의 주상복합용지 2필지를 방송용지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주거·상업시설 비율을 9대1에서 7대3으로 낮추라고 요구한 데 이은 후속 조처다.

이에 GH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반발했다.
인근 상업시설 공실률이 최대 50%를 나타내는 가운데 손해가 불어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잇닿아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장항지구에서도 상업·업무용지는 주거용지와 달리 미분양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인근 장항지구, 일산테크노밸리에 방송·업무 등의 용지가 중복돼 과포화 상태라고 주장한다.

고양방송영상밸리 토지이용 계획도.

GH 관계자는 “협의할 때마다 시에서 새로운 요구를 하는데 비현실적”이라며 “조성토지 매각이 장기간 지연되면 GH의 부채비율이 상승하고 재무건전성이 악화해 주택공급 여력이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고양시 측은 ‘베드타운’이란 오명을 떠안은 상황에서 주거시설 확대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방송영상밸리 사업 자체가 특성화 단지를 만들기 위한 도시개발사업이기에 자족도시를 위한 사업방향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급한 용지부터 먼저 정리하고 추후 논의를 확대하려 했지만 GH가 대화에 응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대토보상 등 사업지구 주민들의 재산권 실현이 지연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7월 도의회 업무보고에선 명재성 도의원이 “(고양시의) 직권남용으로 보고 행정심판·행정소송과 민사소송 등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고양시의 역점사업이던 K-컬처밸리는 사실상 좌초된 뒤 경기도의 공영개발 방식으로 재추진되고 있다.
경기도는 전체 공정률이 3%에 불과한 가운데 시행자인 CJ라이브시티의 사업 추진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2016년 5월 맺은 ‘K-컬처밸리 사업 기본협약’을 지난 6월 해제했다.

고양방송영상밸리 조감도.

이 사업은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부지 32만6400㎡에 1조8000억원(2020년 6월 기준)을 들여 K-팝 전문 아레나와 스튜디오, 테마파크, 상업·숙박·관광시설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CJ라이브시티 조성사업과 관련해 경기도가 일방적으로 기본협약을 해제했다며 유감을 표명했고, 도의회는 지난 9월 여야 의원 7명씩 모두 14명으로 구성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꾸려 다음 달 21일까지 90일간 운영한다.
해당 특위에선 협약해제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도가 대안으로 제시한 공영개발의 적합성 여부 등을 살펴본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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