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뭐라고.. 밤잠을 설쳐가며 대한민국을 응원 중입니다.
예상 목표를 훨씬 넘는 11개의 금메달을 비롯해서 우리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올해는 특히나 무기를 다루는 종목에서 금메달을 두고 겨룰 때마다, 어찌나 추가 한 발로 결정하는 슛오프도 자주 하게 되는지 드라마 같은 순간들이 참 많았습니다.
물론 메달 색깔이 무엇이 중요하겠냐마는 그래도 결승전에서는 이겨서 따는 것이 금메달인지라.. 어쨌든 이번 파리올림픽 메달에는 에펠탑의 작은 조각이 담겨 있다니, 메달을 목에 걸면 에펠탑을 가슴에 품는 느낌이 들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문득 올림픽 금메달은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운명이 따라줘야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4년에 한 번이다 보니 매년 열리는 대회에 비해 획득 확률이 낮고요.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이다 보니 선수들은 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 위에서 국가를 들을 수 있는 금메달에 대한 욕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양궁의 신과 같았던 김진호 선수도 최전성기였던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냉전 상황으로 불참한 사실이 아쉽습니다.
팀 스포츠인 구기종목의 스타플레이어는 더 어렵습니다.
축구 종주국 영국의 데이비드 베컴도 금메달은 없으니까요. 골프의 황제 타이거 우즈도 전성기에는 골프가 올림픽 종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이 선수가 16년간 5번의 도전 끝에 금메달과 운명적인 인연을 맺었습니다.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 게다가 결승전에서 37살의 조코비치가 만난 상대는 2년 연속 윔블던 결승전에서 조코비치를 이겨버린 21살의 알카라스.
테니스란 종목은 1890년에 만들어진 규칙 거의 그대로, 그나마 경기를 좀 짧게 끝내기 위해 1970년에 도입한 타이브레이크가 가장 큰 규칙 변화일 정도로 콧대가 높고 선수들의 체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기입니다.
오죽하면 2010년 윔블던에서 만들어진 최장 경기 기록이 11시간 5분일까요? 물론 올림픽은 3세트 경기이긴 하지만 이번 결승전도 2세트 모두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2시간 50분이나 걸렸습니다.
그리고 올림픽 테니스 남자단식 우승은 최연소 우승과 최고령 우승 사이에서 최고령으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우승이 결정된 순간 손을 바르르 떨며 오열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는 조코비치를 보며, 그의 금메달은 운명을 이겨낸 메달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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