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이 OECD 국가 중 최저라는 사실을 접하면서 나라 미래가 크게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서울시 고위 공직자가 한 말이다.
우리나라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은 물론 이 사람뿐 아니다.

출산율이 0.7% 이하로 떨어진 나라 미래는 과연 있는 것인가. 올해 60세 이상 인구가 50%를 돌파하는 등 고령화 속도는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태어난 아이들은 날로 줄어드니 나라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정부는 출산장려를 위한 인구 정책을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부총리급 인구전략기획부를 만들기로 발표했다.
또 대통령실에 쌍둥이 자녀를 둔 유혜미 한양대 교수를 초대 저출생대응 수석비서관으로 25일 임명했다.

위기를 느낀 정부가 출산 장려를 위한 조직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보여 이제라도 다행이다.

이런 노력에 발맞춰 국회도 ‘탄핵 청문회’ 등 국민을 둘로 나누어 갈등만 증폭시키는 움직임을 멈추고 국가의 미래를 위한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가 줄고,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면 여야 간 싸움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출산 장려 정책을 위한 정부 노력도 상당한 기간 이어져 왔다.
박근혜 정부 이래 현 윤석열 정부까지 300조원 이상의 막대한 정부 예산을 쏟아붓고도 날로 출산율이 낮아지는 추세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이젠 극단적 처방,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국면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대책을 뛰어넘는 상상을 초월하는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 기업 등 온 주체가 나서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전방위적인 대책을 마련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중앙정부는 고용노동부 등 중심으로 근로자들 근로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일하면서도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또 교육부는 방과 후 학교 운영 정상화와 사교육 축소를 지향하는 꼼꼼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자와 만난 A씨는 “부동산 문제, 아이를 학교 보내는 돌봄 문제뿐 아니라 학원 등 사교육비 등 너무 산적한 문제가 얽혀 아이를 낳아 기를 엄두가 나지 않은 현실이 심각해 오늘과 같은 낮은 출산율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현재 우리 여건은 젊은 부부가 결혼해 아이들을 낳아 행복한 가정을 이룰 꿈을 갖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결혼을 하고도 아이를 낳지 않고 살겠다는 부부가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제도적이고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막대한 예산과 기금 조성이 필요해 보인다.

이젠 극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어떻게 든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대책을 마련한 것이 국가 미래 동력을 살리는 지름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기업들도 나서 출산장려 기금 조성에 앞장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MDM 한국자산신탁 문주현 회장이 6년 전부터 직원 자녀 출생 시 19세까지 매월 첫째 20만, 둘째 50만, 셋째 100만원 지급하는 노력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부영 이중근 회장도 아이를 낳은 직원 70명에 1억원씩 지원해 눈길을 끌었다.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 서울 중구 7남매 아이를 낳은 부부에게 1억원을 지급해 박수받았다.

GS건설은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 직원들 난임시술비와 산후조리원비를 지원, 출산 축하금을 상향키로 했다.
난임시술비는 1회당 100만원 한도 내에서 총 5회까지 지원, 산후조리원 비용은 실 발생 비용 절반을 지원한다.
또 자녀 수에 따라 첫째 50만을 100만원, 둘째 출산 시 기존 100만원을 300만원으로, 셋째 출산 시 기존 300만원을 500만원으로, 넷째 출산 시 기존 500만원을 1000만원으로 2배가량 올리기로 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이제 “아이들이 없으면 제품을 팔아먹을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제품과 서비스를 사줄 사람이 있어야 기업이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듯 인구는 절대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전체적으로 나서 ‘출산장려기금’을 대대적으로 나설 것을 제언한다.
과거 IMF 당시 금 모으기나 연말 불우이웃 돕기 기금, 태풍 등 재난기금 등 조성에 방송이 나서 사회적인 분위기를 몰아가듯 이젠 생존을 위한 출산장려기금을 마련해야 할 때가 된 듯하다.

물론 이 기금에 동참하는 기업들엔 불우이웃돕기나 ESG 투자 등에 대한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기업들도 흔쾌히 이 대열에 동참하는 자세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모은 기금으로 장기적으로 살 수 있는 공공임대 주택 등을 대거 건립해 막대한 집 마련 부담부터 줄여주고, 주택 전세 및 매입 자금을 저리로 빌려주는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방정부도 나서야 할 입장이다.
김해시는 출산 다자녀 공무원은 인사 가점을 주기로 했다.

민선 6~7기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은 3자녀 이상 다자녀 직원들에겐 6급 승진 시 가점을 주어 사기를 높였다.
당시 6급 승진한 K 씨는 “아이를 셋 기르면서 직장생활을 하기 쉽지 않았는데 승진에 가점받아 승진하게 돼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은 그래도 사기업에 다니는 직원에 비해 육아 휴직 등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이기 때문에 승진에 조그만 가점을 주더라도 큰 동기가 될 수 있다.

서울 한 구청장은 얼마 전 “출산 문제는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 기업 모두에게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며 “이젠 전방위로 나서 획기적인 대책을 만들어 아이를 낳아 길러보자는 추세를 반전시켜야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방소멸 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미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수도권도 고령화와 함께 인구 소멸도 머지않아 보인다.

이젠 아이를 낳아 기를 가구에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특단의 대책 외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전 국민이 위기의식을 갖고 나라 살리는 데 매진해야 할 것 같다.
여야가 극단적인 밥그릇 싸움에 매달릴 때가 아니다.

국민들의 걱정과 우려를 깊이 새겨 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