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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이 20년 만에 도안이 바뀐 새 지폐 3종을 3일 발행했다.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이날 오전 도쿄 주오구 본점에서 새 지폐 발행 기념식을 열고 신규 1000엔권과 5000엔권, 1만엔권 유통을 시작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기념식을 통해 “오늘 1조6000억엔(약 13조7000억원)의 새 일본은행권을 세상에 내보낼 예정”이라며 “캐시리스(cashless)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현금은 앞으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으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일본은행 본점을 찾아 시찰한 뒤 취재진과 만나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지폐”라며 “새 지폐가 일본 경제에 활력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 1만엔권에는 일본 메이지 시대 경제 관료를 지낸 ‘일본 자본주의 아버지’로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초상화가 그려졌다.
다만 그는 일제강점기 경성전기(한국전력의 전신) 사장을 맡으며 경제 침탈에 앞장선데다 대한제국 시절 한반도에서 첫 근대적 지폐 발행을 주도하며 스스로 지폐 속 주인공이 돼 한국에 치욕을 준 인물이기도 하다.
5000엔권에는 일본 여성 교육 선구자로 알려진 쓰다 우메코, 1000엔권에는 일본 근대 의학의 기초를 만든 기타사토 시바사부로의 초상이 각각 들어갔다.
이들 지폐에는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3차원 이미지가 회전하는 것처럼 보이는 홀로그램 기술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일본에서는 새 지폐가 나오면서 상당한 경제 부양 효과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교체 등에 드는 비용을 약 1조6000억엔으로 추정하며 일본의 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0.27% 정도 끌어올리는 경제 효과가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고령층 등 개인이 집에 쌓아둔 현금이 소비와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본 내 이른바 ‘장롱 예금’은 60조엔(약 515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화폐 교체 이후에도 기존 지폐는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여행자도 굳이 새 지폐로 바꾸지 않아도 된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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