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12년 만에 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서울 시내버스가 운행을 중단하면서 인근 지자체인 경기도도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해 시민불편 최소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날 노조는 오전 4시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미처 파업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하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오지 않는 버스에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마포구에서 강서구 화곡동으로 출근하는 A모씨는 "버스를 타면 한번에 가는데 지하철은 세번은 갈아타야 한다"며 답답한 심경을 전했고, B모씨는 "평소 뉴스를 잘 안봐서 파업을 하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또 C모씨는 "버스를 30분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하니 지하철을 타야겠다"며 발걸음을 급히 지하철로 옮겼다.
 
평소 9개 노선이 지나가며 사람들로 항상 붐볐던 관악구 낙성대역 인근 정류장도 버스 노조 파업으로 인해 이날 만큼은 인적이 끊겼다.
정류장 전광판엔 '출발대기'라는 문구만 떴다.
버스 파업 소식을 일찍 접한 시민들은 출근을 서두르기도 했다.
K모씨는 "평소보다 40분 먼저 나왔다"면서 "만약 늦으면 택시를 타야할 거 같다"고 밝혔다.
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되자 시민들은 지하철로 몰렸다.
4개 노선이 지나는 왕십리역은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이날 왕십리역은 "이용 고객이 증가해 지하철 역사 및 열차 내부 혼잡이 예상돼 안전에 유의하며 열차를 타달라"는 내용의 안내 방송을 반복해서 송출했다.
 
지하철을 이용한 H모씨는 "버스 파업도 모르고 정류장에서 기다렸다가 뒤늦게 뉴스를 보고 부랴부랴 지하철로 왔다"고 말했고, L모씨도 "평소엔 이 시간대에 그렇게 붐비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버스노조 파업으로 서울내 25개 구청도 비상이 걸렸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이날 아침 성동구민 전체에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정 구청장은 "성동구에서는 새벽 6시부터 지하철역 연계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버스마다 안내원을 배치했다"며 "마을버스를 증회하여 운행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하여 파업이 종료될 때까지 비상수송 체계를 유지하며 구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마을버스 증회 운행시간 등을 상세히 공지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도 이날 아침 마포구내 한 버스정류장을 찾아 현장점검을 마친 뒤 구청에 마련된 비상수송대책본부 상황실을 방문해 구청 공무원들에게 구민 불편 최소화를 당부했다.
  강동구도 이날 무료 셔틀버스인 비상수송버스(25인승 이상)를 총 35대 투입해 5개의 임시노선을 마련하고 이용자가 지하철역과 원활하게 환승할 수 있도록 운행에 돌입했다.
 
서울시내 버스 운행이 중단되자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로 인해 경기도도 비상에 걸렸다.
이날 경기도는 파업이 시작되자 파업노선과 유사한 도내 기존 노선 118개(1795대)를 활용한 집중 배차 등 비상 수송대책을 가동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SNS를 통해 "경기도민께는 어제 저녁과 오늘 새벽 경기버스와 전철 이용을 권장하는 안내문자를 드렸다"면서 "경기도 버스는 정상 운행되며, 일부 서울버스 노선에는 대체 교통수단이 투입될 예정이다.
도민의 불편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