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럼 입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연극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도 하잖아요. 매체 연기는 어떤가요.

연극은 배우가 오롯이 이끌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쉬는 타임이없어요. 1시간 40분 짜리 연극이라면 그 시간을 전부 책임져야 하죠. 그런데사실 차이는 잘 못 느껴요. 소극장이나 대극장에서 보여주던 발성과 다르게 해야 한다는 정도? 매체 연기를 시작하면서 전에 느끼지 못했던 재미도 경험하게 됐어요. 연극과는 이런 부분이 다르니까, 연기적인 실력을 더 갖춰야겠다.
열심히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죠.

오히려 연기 원동력으로 작용하겠네요.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고등학교 연극부를 나왔어요. 담임 선생님이 연극부 담당이셨거든요. 연극을 할 생각이나 연기를 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담임 선생님이 연극부를 담당하시니 자연스럽게 취미로 하게 된 거죠. 원래는 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입시에 몰두하고 있는데, 어느 날 한 친구가 '너는 왜 연기를 안 해? 난 네가 연기하는 게 멋있던데'라고 하는 거예요. 벼락을 맞은 느낌이었어요. 누군가 저에게 너는 이럴 때멋있다고 말해준 게 처음이었던 거죠.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감동이었어요. 그래서 그 길로 집에 가서 어머니께 '나 연극영화과 가야겠어'라고 선언하고 연기 학원을 등록했어요.

교사에서 배우가 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을 법한데.

'연기가재미있을 것 같아?'라고 하셔서 '나는 그게 재밌을 것 같아'라고 답했어요. 그게 네 행복이라면 그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연극부 선생님께서 지금의 서혜원 배우를 보면 참 자랑스러워 하실 것 같아요.

지금도 종종 연락하고 지내요. 서울에서 연극을 시작했을때도 정말 작은 역할이었는데, 강릉에서 서울까지 보러 와 주시고 꽃다발도 주셨어요.

연기에 있어 은사님이 있다면 그분이시겠네요.

그렇죠. 그리고 연기를 가르쳐 주셨던 분들이 모두 생각나요.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신 분들이니까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는 서울로 통학하면서 연기를 배웠거든요. 강릉은 극단 시스템으로 연기를 배워야 해서 전문적인 입시를 배우기 위해 서울로 왔다 갔다 했어요.

그럼 강릉에 있을 땐 극단에서 연기를 배운 건가요?

극단 이야기는 조금 많이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사실 연기에 첫 발을 디딘 건 중학교 때였거든요. 어머니께서 제게 여러 가지시켜보는 걸 좋아하셨어요. 제가 너무 소극적이고 집에만 있으니까활동적인 걸 시키고 싶으셨던 거죠. 당시에강릉에 청소년뮤지컬단이 생겼는데, 그곳에 저를 입단시킨 거예요. 연기를 시작한 건 그때부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때까지는 정말 취미로 할 생각이어서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그만뒀고요.

청소년뮤지컬단에 들어간 계기가 삶을 바꿨네요.

연기를 시작한 게 저스스로에게도 많이 도움된 것 같아요. 감사함을 표현한다든지, 미안함을 표현한다든지 표현하고 싶은 마음은 큰 데 생각만큼 말이 안 나올 때가 있잖아요. 연기하면서 어려움들을 떨친 것 같아요. 제가 느끼는 그대로를 이야기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느끼는 걸 그대로 표현하고 싶다는 건 조유정이랑 비슷하네요. 그럼 혹시 연기에 있어 롤모델도 있을까요.

예수정 선생님이요. 제가 용인대학교를 나왔는데, 예수정 선생님이 용인대에서 강의를 하신 적이 있다고 들었어요. 제가 다닐 땐 아니었는데, 선생님의 가르침을 선배들로부터 전해 받은 거죠. 감정에 너무 치우칠 법하더라도 말을 제대로 하는 것이 먼저다.
진심으로 말하는 것이 먼저다.
이런 내용이었어요. 지금도 그 가르침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롤모델을 떠나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요.

누군가 제 연기를 보고 공감했으면 좋겠고, 제 연기가 위로가 됐으면좋겠어요. 매 순간 그런 생각을 해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조유정은 어떤 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요.

삶이 재미가 없었는데, '사내맞선'을 보면서 하루하루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참 고맙다.
이런 말을 SNS 메시지로 보내주신 분이 계세요. 제가 하고 싶은 연기가 그대로 전해진 것 같아서 참 감사했어요.

기억에 남는다른 반응들도 있나요?

해외팬분들이 남겨준 반응들이 기억에 남아요. 영어 악센트 최고라고.본토 분들이 인정해주신 발음이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웃음)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그동안 로맨스를 많이 했는데, 러브라인이 이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다음에는 러브라인이 이루어지는 로맨스를 해보고 싶어요. 액션도 해보고 싶고요.

액션이라니, 몸을 잘 쓰나 봐요.

춤을 좋아해서 2, 3년 전에는 춤 학원 강사로도 일했어요. 연기 활동이 많아지기 전에는 초등학교 방과후 교사로 방송 댄스도 가르쳤고요. 몸 쓰는 걸 정말 좋아해요.

카페 일에 춤, 연기, 노래… 못하는 게 없네요. 이쯤되면 취미가 궁금해지는데.

사람 구경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있어요. 연기 활동이 바빠지더라도 가능하다면 카페 일은 계속 하고 싶어요. 다양한 직업과 성격, 표현을가진 분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것도 재미있고 연기에 있어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상대에게 관심이 많다는 게 배우에게 있어 중요한덕목이 아닐까 싶어요. 혹시 배우가 아니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까요.

원래 꿈대로 국어 선생님이 됐을 거예요. 선생님을 하고자 한 것도 사실 인간에 대한호기심이 많고, 사랑이 많아서 그런 거거든요. 저는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요. 대학교 4학년 때 교원 자격증 때문에 일반계 국어 교사로 교생 실습을 나간 적이 있는데, 그때 더 강하게 느꼈어요. 자라나는 친구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서혜원이라는 배우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다양하게 변신하는데 이상해 보이지 않고 정말로 그 인물처럼 보이는 배우.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사내맞선'이 스스로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요.

끝까지 감사했던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오디션 때부터 감독님께서 확신을 주셨고, 첫 촬영날에도저를 따로 부르셔서 '혜원아, 촬영하면서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우리가 코미디를 담고 있지만 너무 웃기려고 연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물론, 네가 그렇게 하지 않을 걸 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나는 네가 가진 너만의 톤이 좋아서 캐스팅한 거니까 네가 하고 싶은 걸 다 보여줘라'라고 하셨거든요. 작품, 캐릭터, 감독님을 향한 애정이크고, 시청자분들도 재미있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감독님께 큰 지지를 받은 거네요. 끝으로 시청자분들에게 한마디.

'사내맞선'을 보시고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말씀을 주신 것에 대해 저도 하루하루 살아나갈 힘을 받고 있다고 답해드리고 싶어요. 너무 감사했습니다.
꼭 이 말을 전하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