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연성이 떨어진다는 평도 많고, 감동적이었다는 평도 많습니다.

따라서 정리를 해보고 이해가 간혹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 부분에 대해 개인적 해석까지 풀어볼까 하네요.

제 개인적인 평가를 정리해보자면...

(주인공->스즈메 / 히로인->소타)

[평가] - 볼만하다!

1. 단점. 개연성이 부족하다 / 생략을 많이했다

네...맞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 대로 해당 작품은 개연성이 너무 떨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혹은 너무나 생략을 많이 한 부분들이 있어서, 왜 부연설명을 하지 않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네요.

가) 어떻게 주인공이 저세상의 문을 찾았는지

-> 그냥 우연히 찾았다는 걸로...너무 크게 생략이 되어버립니다. 근데 그 우연마저 개연성이 없어서...

엄마의 흔적을 찾아가다보니 저세상으로 가게됐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거 같은데 이 부분이 몽땅 없습니다. 따라서 개연성이 느껴지지 않죠...

나) 왜 주인공과 히로인은 사랑에 빠지는가.

->그냥 주인공이 얼빠에 금사빠라서 좋아하게 된 것도 있겠지만...약간 보태자면 감정선이 거의 '디워'급 아닐까 싶네요.

여행을 하다가 정이 쌓여서 좋아하게 되었다? 아무리~그래도...생판남이 의자로 변했는데, 그 저주를 풀기 위해 내 목숨을 갖다 바치려 한다는 건 좀...

차라리, 사람들이 대 몰살하게 되었으니 책임감을 느끼고 감당하려고 했다는게 훨씬 개연성이 낫겠습니다.

그리고 연애플래그를 억지로 조성하지 말고, 열린 결말이나 저세상에서 감정 교류를 좀 하고,

맨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고백하는 장면이 있는 게 훨씬 나았을 정도예요.

다) 왜 작은 고양이가 주인공을 좋아하는가

->이건 아래 해석본에서 정리하겠습니다. 너무너무 감독이 생략을 많이 했어요.

라) 히로인의 친구가 히로인을 왜 찾아다니는가

->연락두절이 되었다고 해도, 친구가 히로인을 찾는 모험에 생판 처음보는 여자 고등학생을 따라간다...?

이건 그렇다고 쳐도, 차라리 연락두절이 되어서 친구를 찾거나 경찰서에 가서 친구를 찾아달라고 하는 씬이 추가되었으면 훨씬 나았을 겁니다.

이 친구가 왜 그렇게까지 히로인을 찾는지, 근데 또 찾는게 적극적인거 같으면서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다는게 이상합니다.

너무 어중간한 포지션을 잡고 있죠. 차라리 이 친구가 게이라서 히로인을 찾아다닌다는 설정을 넣었던 게 훨씬 낫습니다.

아무튼 찾는데에 급박함이 떨어져서 히로인을 탐색 행동에 대한 개연성이 떨어지죠. 그냥 극중에서는 자동차 셔틀만 할 뿐입니다.

솔직히 감독이 그냥 자동차 셔틀을 시키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친구가 연락두절, 행방불명되었는데 너무 쿨해요...쿠울.

2. 장점. 그럼에도 눈이 즐거운 영화.

초중반은 그래도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살짝 예상이 안될 정도로 (아예 사전지식이나 영화소개를 안본 상태였음)

독특하면서도 나름 연출이 괜찮았습니다. 갑자기 저주에 걸린다는 설정도 잘 녹여내서 꽤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구요.

또한 2D와 3D를 잘 접목시키고, 배경 작화나 광원효과 역시 아주 뛰어나서 눈이 즐거웠습니다.

단,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최근 특징으로, 세밀한 작화에는 신경을 거의 못쓴다는 점이 곳곳에서 보이긴 합니다.

아무래도 인력과 제작비 사이의 흔한 밀당일텐데요.

특히 영화 초반인데도 불구하고 어린 스즈메의 꽉 감은 속눈썹을 표현할 때 불안정하게 흔들린다는 점(작화 동세가 뭉개짐),

음식 표현 자체는 우수하지만 예전보다는 좀더 덩어리진 형태로 표현한 점 등이 있겠네요.

이건 거의 대부분의 애니계에서 나타나는 부분이니 크게 짚고 넘어갈 부분은 아닙니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분위기나 장면 연출과 효과는 아주 좋았습니다.

3. 의문. 근데 후쿠시마는 왜...?

아무리봐도 지진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하다보니 후쿠시마를 넣었겠다~싶다가도...

굳이..."아름답다"라는 표현을 왜 넣었을까, 싶네요.

많은 관람객들은 후쿠시마인줄도 모르고 많이 지나친 것 같더라고요.

방사능 폐기물 포대와, '귀환곤란구역' 팻말이 나타나는 지역이 있는데 바로 거기가 후쿠시마 묘사 구간입니다.

그냥 지진의 여파로 피폭된 암울한 곳- 정도로 지나갔으면 좋을 것을...굳이 "아름답다"라는 묘사를 덧붙이는 건 좀 의뭉스러웠습니다.

그 묘사 뒤에 스즈메가 침울해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으로 보아 '그렇지 않다'라는 표현을 하려고 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불친절한 영화라 이런 묘사 자체가 너무 짧아 의미 전달이 불분명한 부분입니다.

[해석] - 설명이 부족하고 풀어내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

!!!참고로 개인적인 해석입니다! 틀린 부분도 있을 수 있어요!!!

1. 비석이 왜 작은 고양이로 나타났는가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묘사가 안되는데...

일본의 도시전설이나 민담에서 나오는 저주의 봉인은, 대개 산제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이누야샤'의 사혼의 구슬, '나루토'의 구미 봉인 그외에 많은 애니와 영화에서도

저주나 큰힘을 봉인하는 데에는 '살아있는 몸'을 쓰고 있습니다.

즉...비석은 그냥 비석이 아니라 살아있는 고양이를 제물로 봉인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신격화가 된 거죠.

2. 작은 고양이는 왜 주인공을 좋아하는가 / 큰 고양이는 누구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 영화가 너무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만,

전체적인 정황상으로 볼 때 이 고양이들은 각각 부모와 자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짜 고양이이거나 아니면 사람일 수도 있겠죠. 고양이라고 한들 오랜 시간에 걸쳐서 신격화가 되었기 때문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형제...일 수도 있겠지만 나이터울이나 정신연령 상태를 볼 때 형제보다는 어른과 아이 수준의 차이이므로 부모와 자식일 가능성이 높죠.

작은 고양이는 신격화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어린 고양이이기 때문에, 자신의 봉인을 풀어준 주인공을 '엄마' 내지는 가족 수준으로 인식합니다.

가) 그래서 주인공이 '우리집 애가 될래?'라고 농담하는 부분에서 힘을 얻고

나) 히로인보고 '방해된다'라고 표현하며 질투하고

다) 주인공이 "너 같은 거 싫어, 어디론가 가버려"라고 했을 때 힘을 잃고

라) 후반에 주인공이 자신 때문에 스스로를 희생하려고 하자, 모든 것을 접고 "난 스즈메의 아이가 될 수 없었어"라며 비석이 되기를 택하죠.

이 작은 고양이는 너무 오래 갇혀있던 탓에, 오랫동안 사랑에 굶주린 탓에, 아직 세상을 구경도 다 못한 어린 생이었기에,

세상을 구경하러 다니고, 주인공과 가족이 된 것 같아서 기쁘고, 그 대상을 기쁘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죠.

실제로 영화 초반에 주인공이 둘을 좇아 마을을 뛰어다니며 신나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돌아다닌다->주인공이 기뻐한다->나도 돌아다니니까 신난다->그러므로 더욱 돌아다닌다, 로 행동강화가 된 거죠.

하지만 이런 작은 고양이가 소중히 여겼던 것은 자신을 구해준 '주인공'뿐, 따라서 다른 인류는 죽든말든 상관없었고...

중반에 주인공에게 '이제 곧 100만명이 죽을거야' 라며 주인공에게 웃으며 말할 수 있었던 거죠.

하지만 이런 비상식적인 사고에 공감할 수 없었던 주인공은 작은 고양이에게 "너 같은 거 싫어"라고 하게 된 것...

3. 큰 고양이가 작은 고양이의 엄마가 맞나

구체적인 묘사가 나오진 않습니다만...

가) 큰 고양이가 작은 고양이에게 그루밍을 하는 등 애정 표현을 하는 점

나) 종이나 모질이 비슷한 형태로 표현되는 점

다) 큰 고양이가 스스로 봉인을 푼 점

라) 봉인의 결속을 염두한다면

이 네가지 점으로 인하여 이 둘은 부모자식간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다) 의 경우 봉인이 느슨해져 자동적으로 풀렸을 수 있지만...영화 내에서 이 부분의 묘사가 아예 없습니다 -_-;

자식 고양이가 봉인이 풀려 밖에 나갔으므로, 작은 고양이를 지키기 위하여 본인도 봉인을 풀고 나갔다고 보거나...

아니면 봉인을 다시 지키기 위하여 작은 고양이를 배웅하러 갔다고 봐야할 듯 합니다.

라) 특히 이부분이 부모자식 관계를 나타낸다고 봅니다. 일본 문화에서 '봉인'을 유지하는데에는 산제물의 의지 역시 중요합니다.

'봉인을 지켜야할 필요성'이 있어야 하는데...보통 애인 관계 또는 부모자식 관계를 같이 산제물로 만들어서 저항을 못하게 만드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봉인을 나태하게 하면 다른 쪽에 부하가 가게 되기 때문에 서로를 지키기 위해 봉인을 풀지 않는 형태인거죠...

흔히 일본 봉인이나 저주에서 나오는 레퍼토리이므로 이건 거의 확정으로 봅니다.

근데 한가지 의문이 들죠...'작은 고양이가 큰 고양이에게 하악질하는 장면'이 있으니까요.

너무 오랜 세월 먼 곳에 혼자 저주에 갇혀있었기에 이 작은 고양이의 경우 부모를 잊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이 부분에서 '주인공을 엄마 내지는 가족'으로 인식하게 되었음을 설명하게 되죠.

하지만 중후반부에 큰 고양이가 작은 고양이의 목덜미를 무는 '어미가 새끼에게 하는 행동'을 보입니다.

형제들끼리는 목덜미를 물지 않습니다. 보통 모성 본능이 있는 어미의 행동이므로, 이 둘은 어미와 새끼로 보는 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 합니다.

4. 주인공의 모친은 어디에?

이 부분도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이해가 안간다는 분도 계셨는데요...

그냥 쓰나미에 죽었다고 봐야겠죠. 시신도 못 찾아서 아이가 엄마의 죽음을 확신하지 못한 것으로 묘사되었습니다. 묘지 역시 한 번도 나오지 않았고요.

부친은 언급도 안되는 걸로 기억이 되네요.

5. 큰 고양이의 악영향을 받은 '주인공의 이모', 왜?

영화 후반에 주인공의 이모가 주인공을 향해 속에만 품었던 이야기를 쏘아대는 장면이 있습니다.

큰 고양이가 일부러 그런 것일까요? 제가 보기엔 '아니다'입니다.

저주를 오랫동안 막는 봉인석의 역할은...대개 '액받이'로 많이 표현됩니다.

즉, 저주를 너무 오랫동안 머금었던 탓에 봉인석 자체도 저주 토템이 되어버리는 것으로...

따라서 작은 고양이가 돌아다니는 곳에 '뒷문'이 열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자기도 모르게 저주를 뿌리고 다니니까요.

또한 주인공과 이모가 서먹해지는 부분 역시 작은 고양이의 저주 영향을 받았다고 봐야하겠습니다.

아무튼 이모 역시 큰 고양이가 품고 있는 저주의 영향으로 인하여 부정적인 면이 돌출되었다고 봐야겠죠.

6. 근데 큰 고양이는 왜 다시 비석이 되려는 걸까

대대로 지키고 모셔온 '토지시'때문입니다.

산제물이고 오랫동안 갇혀왔을지언정, 이 봉인들을 지키고 모시는 '토지시'들의 행동에 감화되었다고 해석해야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봉인이 풀린 시점에서 난동을 피워 대학살이 일어났어야할 것이니까요.

병원에서 히로인의 할아버지가 큰 고양이에게 존경어를 쓰며 극진히 대하는 모습과

또한 '토지시'들의 꾸준한 관리가 작품에서 묘사되는 바,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근데...그냥 정리하자면 이 부분도 너무 개연성이 떨어져요...

작품 흐름상...'이모와 주인공'의 관계가 '큰 고양이와 작은 고양이'에게 투영된다는 것은 알겠는데...

이에 대한 묘사나 감정선이 싸그리 잘린 모양새입니다. 그래서 개연성이 떨어지는 거고요...이부분을 왜이렇게 그렸는지...

이모와 주인공의 감정에 영향을 받은 큰 고양이의 감정선이 그려져야 얼추 개연성이 맞을텐데...

7. 저세상은 평행세계인가

장소와 시간이 없는 '저세상'이므로 평행세계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지만...

'주인공의 기억과 주인공이 어린 자신을 대하는 마지막 장면'이 오버랩되지 않고 오히려 괴리를 만들면서

많은 관람객에게 충격과 이질감을 선사해줬습니다.

왜냐면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기억과 저세상에서 나타나는 상황이 딱 맞아떨어지지 않았거든요...

본래 평행세계는 본인이 원치 않아도 같은 결말을 맞이하는 것처럼, 같은 장면이 연출되어야 합니다.

근데 다른 장면이 연출되면서 관객들이 "뭐야? 뭐야?" 상태가 되는 거죠...

그냥 너그럽게 이해하자면 '어렸던 주인공의 왜곡된 기억"으로 봐야겠죠.

8. 저세상이 평행세계가 아니라면?

그렇다면 그냥 주인공의 기억과 경험이 만들어낸 자기 모습으로 봐야겠습니다.

스스로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환영.

근데 그런 것치고는 그 환영이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가는 장면까지 묘사하는 것을 볼 때에...

단순한 자기환영은 아닌 것 같습니다. 평행세계 개념이 더 맞아요...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불친절한 영화를 보면 괜히 정리하고 싶어지는데...

스즈메의 문단속이 연출이나 설명이 부족하고 불친절해서 이렇게 쓰게 되었네요.

좀 아쉬운 부분이 있는 영화이지만 그냥 눈이 즐겁게 보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게, 개인적인 의견이나 코멘트 남겨주시면 감사히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