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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2022)
뽐뿌평점4.75
주연브래드 피트,마고 로비,진 스마트,토비 맥과이어,리 준 리,디에고 칼바,조반 아데포
데미언 셔젤 감독이 연출한 <바빌론>은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온 시기의 할리우드의 모습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멕시코 출신 청년 매니 토레스(디에고 칼바)는 할리우드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지만 현재는 파티에 쓰일 코끼리를 옮기는 등 잡일을 하고 있습니다. 파티장에 막무가내로 들어가려는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를 보는 순간 첫 눈에 반한 매니는 넬리를 파티장 안으로 몰래 들여보내줍니다. 그리고 이 파티의 주인공이자 할리우드의 대표 배우인 잭 콘래드(브래드 피트)가 도착하면 이 파티장은 그야말로 소돔과 고모라를 연상시키는 쾌락의 공간이 되어갑니다.
넬리는 약물로 쓰려진 보조 여성 출연자 대신 4시간 후 있을 촬영에 운 좋게 캐스팅 되고 그녀는 작지만 훌륭한 연기로 할리우드 스튜디오에 주목을 받게 됩니다. 매니는 승승장구하는 그녀를 바라보지만 더 이상 다가서지 못합니다.
시간은 흘러 첫 유성영화인 ‘재즈싱어’가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 받게 되고 넬리와 잭 또한 유성영화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와 연기법은 더 이상 유성영화에 어울리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둘은 다른 방식으로 토대되고 그에 대한 스트레스를 약물로 풀거나 우울증세로 악화되기도 합니다. 그에 반면 매니는 총괄 프로듀서로서 입지를 굳혀가지만 도박 빚에 허덕이는 넬리는 그냥 방치할 수 없어 도와주다가 자신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1920년대 중후반을 시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20년대 후반 유성영화가 시작되는 시점을 굉장히 큰 변곡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시기를 통해 무성영화 배우들이 어떻게 대처를 해서 성공을 이어나가거나 이 작품의 두 배우처럼 도태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소재로 만든 고전 뮤지컬이 그 유명한 <싱 잉 인 더 레인>입니다. 이 작품에서도 본격적으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바빌론>은 데미안 셔젤이 영화 혹은 할리우드에 대한 본인의 사랑을 말하는 일종의 세레나데와 같은 작품입니다. 영화에 대한 사랑을 언급하는 작품들이 적지 않은데 마틴 스콜세지의 <휴고>등 여럿 작품들이 있을 겁니다. 데미안 셔젤은 그 사랑의 대상을 맹목적으로 애정 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시스템의 부조리 또한 언급합니다. 그에 대한 희생자들이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들이고요.
기본 정보 없이 보더라고 데미안 셔젤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결국 성공하지 못하는 인물들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등이 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전작인 <위플래쉬><라라랜드><퍼스트맨>을 보면 위와 같은 콘셉트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다만 이번 작품에선 이전 작품과는 달리 특히 바로 비교될 수 있는 <라라랜드>와는 달리 할리우드의 화려한 부분의 뒷면과 추악함을 보여주기 위해 엄청난 수위의 비주얼을 보여주는 점이 많이 달라보였습니다.
데미안 셔젤 영화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재즈 음악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고 심지어 재즈 뮤지션이 영화의 주인공이 되기도 합니다. 게다가 그 인물은 흑인이기도 하고요. 이전 작품에선 재즈뮤지션들이 대부분 백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데미언 셔젤이 영혼의 파트너인 음악감독 저스틴 허위츠와 함께 다시 한 번 음악영화로 돌아왔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