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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기누요 감독이 연출한 <달이 떠오른다>는 오즈 야스지로가 각본을 쓰고 그의 영화에 출현했던 여배우 다나카 기누요가 직접 연출한 작품입니다.
일본 '나라'의 한 절에서 지내는 가족이 있습니다. 아버지와 자매가 함께하는 가족인데 이 가족 말고도 어릴 때부터 잘 알고 지낸 쇼지가 함께합니다. 막내 세츠코는 언니 아야코와 쇼지의 친구인 아마미야를 연결해주려고 엄청 노력합니다. 그녀의 노력 끝에 보름달이 떠오른 날 둘은 조금씩 가까워지고 함께 도쿄로 떠납니다.
세츠코는 쇼지와 묘한 관계에 놓여있는데 쇼지는 빈둥거리다가 드디어 직장을 구했지만 그 일자리를 아마미야에게 양보합니다. 도쿄로 가는 것이 꿈인 세츠코는 내심 쇼지와 함께 도쿄로 갈려고 했던 꿈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쇼지와 큰 다툼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쇼지가 도쿄에서 다시 돌아와 세츠코와 함께 도쿄로 향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아버지와 큰 딸 밖에 없습니다. 아버지는 '나라'에서 떠나는 자기 자식들을 비롯한 청춘들을 생각하며 큰 딸에게도 도쿄행을 넌지시 이야기해봅니다. 이 장면만 보면 확실히 오즈의 색깔이 드러나 보입니다. 심지어 아버지 역할이 류 치슈라서 더욱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선 세츠코 캐릭터가 중심으로 로맨스의 관계가 이루어지는데 제인 오스틴의 <엠마>의 엠마 캐릭터처럼 주변 사람들을 잘 이어주는 역할을 하지만 스스로의 애정 문제에 대해선 나이브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즈 야스지로의 <무네카타 자매들>에서 언니 역할을 했던 다나카 기누요가 만든 작품인데 자매들 간의 묘한 감정선을 잘 살린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론 둘째 아야코의 캐릭터의 세밀한 감정 변화가 인상적이었고 이에 반응하는 세츠코의 리액션도 흥미로웠습니다. 오즈의 색깔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지만 이런 측면이 아마도 차이점이라면 차이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거장의 손길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내는 것이 엄청 힘들었을 것 같네요. 마치 잉그마르 베르히만과 리브 울만 관계처럼요. 찾아보니 다나카 기누요는 당시 4대거장이라고 할 수 있는 오즈, 구로사와아키라, 미조구치 겐지, 나루세 미키오와 모두 작품을 함께 했더라고요. 거장들에게 이렇게 사랑받는 배우도 드물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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