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 이오네스코 감독이 연출한 <비올레타>는 2011년 제작된 작품이자 프랑스의 국민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주연을 맡고 있는 작품입니다.

부녀 관계인 한나(이자벨 웨페르)와 비올레타는 사진작가와 모델의 관계로 그 동안 함께 시간을 갖지 못한 것에 대한 회복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한나가 거의 집에 머무르지 않고 외부 활동에만 집착해옵니다. 물론 그녀가 가장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지원을 위해서라도 그럴 수 밖에 없지만 딸 비올레타로선 엄마의 사랑이 절실한 10대 초반의 소녀입니다.

증조할머니와 거의 단 둘만이 생활하는 거와 마찬가지인 비올레타는 갑자기 카메라를 들고 집에서 정착하는 엄마 한나에게 모델 제안을 받고 2층 다락방에서 사진 작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 결과물을 한나의 절친이자 예술적 동지 혹은 연인이라고 볼 수도 있는 화가 에른스트(드니 라방)에게 가져갑니다. 높은 평가를 받고 전시를 할 정도로 명성을 쌓아가는 한나와 비올레타는 주목을 받을수록 서로는 조금씩 멀어져가고 갈등도 생기게 됩니다.

이 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모녀관계에서 오는 묘한 갈등일 것입니다. 그리고 자극적인 소녀 모델의 사진이기도 하고요. 아마 꽤나 이슈가 될 만한 작품으로 보입니다. 특히나 사진 모델로서 비올레타의 비주얼은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로리타 콤플렉스를 의도하는 사진으로도 볼 수 있는데 이를 촬영하는 사람이 엄마이고 이 부분을 더욱 더 부추긴다는 사실도 놀랍습니다.

게다가 더 나아가 비올레타는 다니는 초등학교에도 노출이 심한 옷들을 입고 가 교사들에게 지적을 받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합니다. 이미 한나에게 여러 가지 교육과 훈계를 받은 뒤고 그것이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이미 생각해버린 단계의 비올레타의 상황은 여러모로 위험해보입니다. 다행스럽게 영화 후반부에 이를 지적하는 감독의 시선이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모녀의 틀어진 관계가 쉽게 봉합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상당히 충격적인 이미지와 이야기를 지닌 이 작품은 감독의 진정한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살짝 헛갈리는 작품입니다. 핵심 포인트인 모녀관계에 대한 고찰이 있긴 하지만 한나의 탄생 배경이 후반부에 갑자기 등장하는 것을 보면 강한 소재에 대한 감독의 생각이 매몰되어 있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존재감을 보인 비올레타 캐릭터와 이를 연기하는 아나마리아 바토로메이라는 배우의 존재는 대단했고 두 말 하면 입 아픈 이자벨 위페르의 존재감은 역시나 어마 무시한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