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뽐뿌 이벤트로 관람했던 '더 보이' 후기

뽐뿌 영화 이벤트 당첨으로 '더 보이' 저번주 금요일에 관람했습니다.

개봉하고나서 평이 대체로 좋지는 않아서 약간 걱정했는데 다행히 만족스럽게 봤습니다.

이 영화가 만족스러웠던 이유는 제목에도 언급했듯이 호러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봐요.

많은 분들이 등급에 대한 문제도 언급하고 개연성 지적도 했지만 전 크게 거슬릴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나쁜 슈퍼맨 영화 또는 데드풀 마이너 버전을 생각하고 관람한 저의 예상을 여러가지로 부숴준 영화였네요.

개연성이 아주 촘촘하지는 않아요. 약간 뭐랄까.. 좀 흩뿌리듯이 여러군데 힌트를 던져놓는데 제가 볼땐 짧은 러닝 타임에서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봅니다.

주인공이 점점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살육을 즐기는 수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꽤 점진적으로 그려지고 있거든요.

물론, 굳이 주변 인물들을 꼭 그 정도로 잔인하게 죽여야 했냐라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는데, 그냥 원래 천성이 악하거나 싸이코패스 기질이 있다고 보면 딱히 납득이 안 가는 것도 아닙니다.

말이 많았던 고어 수위는 확실히 근래 본 영화 중에선 탑급이더군요.

저야 이런 류의 영화를 워낙 즐겨 보는 터라 크게 놀라거나 눈을 돌리진 않았지만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쉬웠던건 주인공이 슈퍼맨에 필적할만한 초능력을 지녔음에도 그런 능력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것인데요~

눈에서 빔을 쏘는 것, 공중에 떠 있는 것, 아주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이동하는 것 정도 외엔 이렇다 할 능력이 명확히 드러나진 않는데,

다 끝나고 크레딧 올라가기 전에 슈퍼맨급 능력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단서들이 살짝 등장합니다.

아마 여기까지 봐야 이 영화를 온전히 감상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이야기를 풍부하게 풀어내려면 최소 2시간 이상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호러 장르의 특성상 긴 러닝타임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의외로 영화 내용과 관련되어서 이런 저런 생각할 거리가 있어서 영화 보는 내내 심심하지는 않았습니다.

마블 히어로나 디씨 히어로가 나쁜 놈들이였다면 영화가 성공할 수 있을까 등등이요.

분명 공포 영화는 아닌데 음악이나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들이 몸에 긴장감을 풀리지 않게 합니다.

오랜만에 결말이 명확하지 않아서 제목과 같이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뭐냐라고 수번 물어보게 되는 영화를 만난 것 같습니다.

새로운 경험하고 싶으신 분께 추천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스토리적으로 그렇게 혹평 받을 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보는데, 평점도 그렇고 극장에서 너무 빨리 내려서 많이 아쉽네요.

만족스러운 영화 관람 기회 주신 뽐뿌 운영진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리뷰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