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의 점유율과 이익의 상관관계6

어떤 분들은 신한카드의 이렇게 일방적인 정책 변경 때문에 사용자가 줄어들면

체리피커가 줄어드니 이익이 늘어날 것이다,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가봐야 알겠지만 틀린 이야기도 아니지만 그렇게 맞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특히나 최근에는 더 유효한 이야기인데요.

종종 생각하실 겁니다. 꾸준히 무언가 이용유도를 하는 토스라든가, 종종 퍼주기식 이벤트를 하는 금융사에게 어떤 남는 것이 있나 그런 것들요.

단적으로 토스를 예로 들어볼게요. 저는 토스 직원은 아니지만 대학 졸업 이후 쭉 금융사에 근무하면서 지인들이 각종 금융사 및 핀테크 업계 두루두루 퍼져있어 재미 부문에서도, 그리고 유익한 부분에서도 종종 여러 이야기를 듣는 편입니다.

토스는 여러 이벤트를 하죠. 같이 앱을 켜면 돈을 준다든가, 뽑기로 컵라면 같은 것을 주고, 꽝이 나와도 공유하면 한번 더 뽑게 해주고 그런 것들요.

그런건 이제 MAU, 앱활성도라고해서 해당 어플리케이션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접속하는가에 대한 지표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게 어떤 소용이 있느냐 하면, 마케팅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대기업들은 보통 다른 대기업들과 B2B계약을 많이 진행하게 되는데, 토스 같은 플랫폼은 B2B에서 오는 수익이 상당합니다. 다른 금융사들이 토스에 입점할 때 일정의 대가를 지불하고 입점하게 되는데, 토스가 그 입점 비용을 산정하는데 있어서 주요 요소중 하나가 바로 '앱 활성도'라는 거죠.

모든 플랫폼이 그렇습니다. 네이버, 다음. 등등. 당연히 다음보다 네이버의 광고료가 비싸겠죠. 굳이 이야기안해도 대부분 다음보단 네이버를 많이 쓰니까요.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국내 중견, 중소기업들이 마케팅을 위해 쓰는 돈을 보시면 아마 기절하실겁니다. 심지어 그들은 중간에 요금 납부가 안되서 광고가 끊기면 그동안 쌓아놨던 빅데이터마저 날려버립니다. 처음부터 다시 쌓으세요~ 하는 수준이에요)

그래서 토스는 자잘한 마케팅 비용을 들여서 앱활성도를 높이면 더 큰 수익으로 돌아오는 겁니다. B2B에서 협상력을 갖추게 되는거죠.

그래서 저는 사실 같이 앱켜기 하면서 십원 백원 받는 거 좀.. 진짜 가성비 안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왜하시는지도 모르겠고 가끔 알람뜨면 이 시간들여서 이걸 한다고 싶기까지 해요. 해본적은 없지만 앱에서 하는 10원띠기 같은 거 다 같은 목적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같은 마케팅을 한다고 할 때, 이용자 100만명 * 단가 10원과, 200만명 * 단가 10원은 당연히 차이가 있겠죠?)

얼마전부터 비씨카드가 비씨카드앱에서는 이용내역조회가 안되고 페이북으로 넘어가서 조회되게만 바꿨습니다. 왜일까요? 왜 페이북을 경유하고, 오케이캐쉬백을 경유하면 추가 적립을 해줄까요? 다 같은 이유입니다.

아무튼 이런 점유율에 관한 건 금융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요즘 금융사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이슈가 뭔지 아세요? 디지털과 마이데이터 사업입니다.

이게 왜 돈이 되느냐하면, 요즘은 대부분의 자료를 빅데이터로 가공해서 타겟 마케팅을 합니다.

예를 들어 MZ세대가 주로 소비하는 업종, 그리고 실제로 구매력이 있는 고객에게 마케팅을 해야 소용이 있지,

돈이 아무리 많더라도 80대에게 아이폰을 마케팅해봤자 큰소용이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금융사는 여러분들의 아주 많~은 소비 데이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좀 더 나가면 여러분들의 생활에서 부적절한 관계가 있는지 없는지도 높은 확률로 알 수 있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겠지만요.

소비패턴을 보고 이 사람은 곧 신용불량자가 되겠다, 거의 90% 이상 적중합니다. 그만큼 많이 발전해왔습니다.

아무튼 각설하고, 이런 데이터를 금융사에서는 수집, 가공만 하느냐? 아닙니다. 이걸 이제 이런 자료를 필요로 하는 대기업에 제공합니다.

이러이러한 자료가 있고, 요즘 트렌드가 이렇다 부터 시작해서, 광고료를 받고 협업해서 타겟마케팅을 해줍니다. 당연히 그부문에서 수익이나죠.

여러분들 마이데이터 동의하면 스타벅스 쿠폰주고, 만원 정도 주고 그러죠? 그거 다 공짜아닙니다. 오히려 싸게 주는거에요.

어쨌거나 받으면 이득이라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냥 기분이 나빠서 그런거 안합니다. 일회성인 혜택 안받아도 괜찮아서요.

이런 이야기하면 그렇지만 저는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상품은 웬만해선 안씁니다. ㅎㅎ 비슷한 이유에서요.

자~ 서두가 길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한카드의 점유율이 낮아진다고 가정해볼게요. 체리피커고 나발이고 어쨌거나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믿을 수 없는 회사가 되었고, 굳이 여기를 써야할 이유도 없고, 카드를 계속 유지할 필요성도 없고, 기분도 나쁘고, 이유를 막론하고 지금 당장이든, 더모아가 끝나는 26년 12월 이후든 꾸준히 낮아진다고 해볼게요.

이건 즉, 신한카드의 B2B 단가 하락 및 협상력 약화가 된단 이야기입니다.

업계 1위, 2위, 3위와 그 아래는 차이가 큽니다.

단적인 예로, 토스나 카카오페이 같은 공룡 플랫폼 실무자는 상대적으로 작은 금융사 사업부장하고도 잘 안만나려고 합니다.

굳이? 라는 물음표를 가지는거죠. 우리 업계 1, 2, 3위에서도 와서 뭐 같이하자 이거 같이하자 하는데?

그리고 우리는 핀테크라 기술적으로 아쉬울 부분도 없고 앞서가는 우리가 알려줘야할 것 밖에 없는데? 왜 우리가 작은회사 사업부장이고 나발이고 시간써서 만나야 해? 돈 많이 줄거야? 이런 느낌이 되는거죠.

물론 신한카드가 뭐 당장 업계 하위권으로 추락하지는 않겠습니다만,

회사들이 이미지 마케팅에 어마어마한 돈을 쓰는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feat. 현대카드)

(현대카드 이야기를 하자면 제가 뭐 막상 현대카드에 지인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요즘 현대카드는 감성과 plcc로 버틴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민원을 넣고, 이탈하고, 그런 부분이 절대로 무의미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여기에 업계에 있는 분들이 많으실 것이라 예상하고, 제가 이야기한 것중에 맞는 부분도, 틀린 부분도 있을겁니다.

대기업 재직 중이시면 아시겠지만, 자기 분야를 잘아는거지 두루두루 잘 아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도 그나마 여기에 몸 담고 있으니 아닌 분들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보이는 부분이 있을거라 생각해서 그냥 조금 적어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