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가 되어 제품을 수령하러 창고에 내려가서 수령하고 차에 어떻게든 집어 넣은 다음에

다시 올라가서 덕분에 좋은 제품 좋은 가격에 데려간다고 인사를 드리고 왔었어야 했는데

당초 예산 이상으로 빅지름을 시전해버려서 너무 들뜬 나머지 미처 인사를 드리지 못하고

차로 이동하면서 한참 후에 인사를 드리지 않고 온 것이 생각나 내내 마음에 걸려 글로써 늦게나마 죄송하다는 인사를 함께 드립니다.

와싸다에 같이 방문했었던 대구에서 올라오신 형님 내외분 모시고 주말 내내 서울-경기권 맛집탐방하고

새벽에 들어와 떡실신 하였다가 저녁 늦게 일어나 이제 겨우 정신줄 붙잡고

몇일 지나긴 했지만 기억을 되짚어서 방문 후기를 남겨봅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0년간 저의 귀를 담당했던 크리에이티브 T40 초기형 모델이 중고음 특정 영역에서 삑사리 소음을 내기 시작하면서

가볍게.. 아주 가볍게 스피커만 교체 해보려던게 화근이 되었습니다.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와 처음 장만했던 펜티엄4 시더밀631 시절부터 모든 PC관련 부품이 수번에서 수십번 바뀌었지만

10여년간 7번의 이사에서도 변함없이 책상 위에서 쭉 함께했던 마지막 하나 남은 파츠인 T40이었던 터라

제작년에 기판사망급의 노후화 상태에서도 사설업체에서 수리를 받아가면서 수명을 연장시켰었지만

얼마전 두번째 노후화를 맞아 그래.. 그동안 고생했으니 이제는 보내주고 바꿔야겠다.. 싶어서

20만원 내에서 차기 스피커를 물색하던 중에 가성비가 그렇게 끝내준다며 극찬받는 PSB XB에 대한 글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오디오 관련하여서는 지름을 최소화 하며(x-fi 익뮤 -> x-fi titanium 1회 변경, 스피커 동일) 지내왔었고

PSB XB 역시 원래대로였으면 언감생심 쳐다보지도 않았을 가격이었으나

그래 뭐.. 이번 행사에 이벤트로 할인도 엄청나다는데 당초 예산에서 조금 더 보태서 북쉘프로 가보는 것도 괜찮겠지..

10년간 허벅지 찔러가며 아끼면서 살았으니 이정도 사치는 괜찮아.. 하고 자기합리화를 시전한 이후에

스피커 교체는 PSB XB 모델로 확정 짓고 덱은 기존의 x-fi titanium 을 활용하고

저렴한 앰프정도나 추가해볼까.. 하는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마침 얼마전 TV를 새로 구입하신 대구사시는 형님에게도 열심히 뽐뿌를 시전한 결과 휴일을 맞아 주말에 올라오신다 하여

같이 PSB XB 한대씩 장만하는걸로 쇼부보고 와싸다 방문을 기약하게 됩니다.

행사 오픈 시간 10시에 맞춰 가려고 대구에서 새벽같이 올라오시는게 아무래도 부담이 크다시며

전날 금요일 저녁 형수님과 같이 올라와 마포구 저희집 근처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를 잡고 하루 쉬시고

토요일 아침 나절에 인천에 있는 와싸다로 같이 출발하게 됩니다.

행사 오픈 시간인 10시에 맞춰 출발했지만 차가 좀 밀려서 도착하니 10시 5분경..?

주차장에 주차시키고 5층으로 올라가면서 사람 꽤 왔을려나? 싶었는데 5층 올라가니까.. 우와.. 문전성시가 아주 그냥..

제가 받은 접수증 종이 순번이 49번이더군요... 오픈직후였을텐데.. 새벽같이 오셨다는분들은 진짜 대단하신 듯... -0-

파란옷 입고 연세 좀 있으신 분이 사장님이셨던거 같은데 방문객들에게 직접 커피도 내주시더군요.

혹시 uesgi 닉네임 쓰시는 분도 계시냐고 여쭤봤더니 안쪽에 계신다면서 불러주셨는데

뽐뿌 글로만 여러번 뵙다가 실제로 뵈니까 생각보다 연배가 있으신 분이라 좀 놀랐습니다.

회원분들 질문에 답변도 많이 해주시고 적극적으로 활동하신걸 봐서 좀 더 젊으실 줄 알았거든요.

안쪽 청음실은 뭐.. 감동이더군요.. 보컬이며 현악기 줄타는 소리며 생생한 악기별 구분감까지..

개인적으로 막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 꾸며놓은 hi-fi에 대한 경험이 없을 뿐이지..

같이 오신 형님은 3초만에 욕하고(ㅋㅋㅋ) 나가서 커피 한잔 하시고는 다시 오셔서 즐겁게 청음 하셨고

저도 좋은 소리에 대한 욕심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그동안 먹고 살기 바빠 애써 눈 돌리고 살다가 정말 오랫만에 hi-fi를 접하니

여기는 악마의 소굴이다.. 정신줄 놓으면 카드 한도까지 긁겠구나 싶어서 실실 웃으면서 청음하는데..

절로 쌍욕이 발사되었습니다. ㅋ

아.. 주변 방문객 중에 인상적이 었던 커플 한팀이 있었는데..

아마도 남자분이 사전에 어느정도 구매리스트를 가지고 여자분을 겨우 설득하고 달래서 오신 듯한 느낌이었고

입구 접수대에서 뭔가 좀 더 지르고 싶으셔서 딜하셨다가 당장 나가자는 핀잔을 듣고 상당히 침울하게 계신걸 봤습니다.

저걸 질러야되는데 지르질 못하니.. 그런소리 할꺼면 당장 나가지는 소리에 나라 잃은 표정을 지으시던데 정말로 안타깝더군요..

바깥쪽에서 순번 기다리시다가 지겨우셨는지 조금 지나서 청음하러 청음실 들어오셨는데

청음용 스피커 교체하면서 세팅하던 타이밍에 들어오시는데.. 두분 분위기가 영 파토각인거 같아서 안타깝더군요.

잠시뒤 스피커 세팅이 끝나고 클래식한 현악기 소리가 쫘악 울려퍼지는데..

사람 눈에 그렇게 커질 수 있구나 싶은걸 그 여자분 얼굴에서 처음 봤습니다.

'이깟게 다 뭐라고 비싼 돈 들일려고하고 주말 아침댓바람부터 여기까지 와서 뭐하는 짓이지' 라는 표정에서

'이게 다 뭐시여..' 하는 표정으로 바뀌시는데.. 표정변화가 진짜.. hi-fi 신세계 처음 접하시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는 전면 콘지 부분이며 후면 단자 부분이며 앞 뒤로 한참을 돌아가면서 똥그란 눈으로 이리저리 살펴보시고는

확 풀린 표정으로 남자분과 뭔가 한참 의논하시더니 같이 접수대쪽으로 가시더군요.

여자분 표정으로 봐서는 아마도 그 커플 남자분 hi-fi 지름질에 고속도로가 뚫린 느낌이었는데

원하는 제품 지름 잘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여튼.. 지옥같은(?) 청음실 체험을 마치고 나니 본격적으로 지름신이 강림하시는데...

어차피 지금 집은 거실도 없고 저것들 놓을 방도 없으니까 이번 17주년 이벤트 때는 딱 pc-fi 만 적정선에서 맞추고

3년간 개같이 벌어 모아서 집을 장만하고 20주년 이벤트 때 저것들(psb xc/x2t)을 사자! 라는 결심이 서더군요.

아.. 역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목표와 동기부여는 굉장한겁니다.

대번에 향후 3년간 모아야될 금액과 질러야될 집 크기와 구조, 대출금액과 이자 및 월 상환액이 계산되더군요. ㅋㅋㅋ

그리고는 모처럼 비싼 패시브 스피커 사는데 그래도 앰프 정도는 맞춰줘야지.. 싶어서

특가 리스트를 보다가 uesgi님께 앰프 조언을 구했습니다.

예산을 물어보시길래 PSB XB 포함 70정도 말씀드리니 마란츠 pm6006을 추천해주셨는데

당장 덱은 pc에 사운드 카드(x-fi titanium)가 있으니 그걸로 쓰고 가성비 좋은 앰프만 추가하는건 어떠냐고 여쭈니까

NAD C316BEE를 추천하시더군요. 그래서 일단 리스트에 추가시키고..

오히려 옆에 계시던 형님이 마란츠 pm6006을 냅다 리스트에 넣어버리시는 참사가..

기존에 쓰던 인티 앰프가 있으신데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하시며 접수증에 pm6006을 기재.. ㅋㅋ

그리고 우리가 와싸다 방문한다는 소식에 포항에 있던 동생 하나가 포칼 디멘션 대리구매를 요구.. 그것까지 접수증에 들어가게 됩니다.

잠시후 그 동생은 포칼 디멘션에 물릴 49인치 TV를 추가로 지르게 되고..

앰프-스피커 연결할 선재가 있냐는 uesgi님 질문에 적당한거 하나 추천해달라고 해서

네오텍 NES-5002 5m를 형님이랑 각각 하나씩 추가로 지르고..

막상 앰프까지 리스트에 넣고 보니 온김에 덱도 하나 질러줘야 되는게 아닌가.. 싶어서 다시 uesgi님께 여쭤보니

TOany TD-384se를 바로 추천해주시는데.. 조합은 괜찮습니까? 하니

PSB XB에 C316BEE에 TD-384se면 소리 좋습니다. 하시면서 바로 엄지 척! 해주시는데.. 캬.. 그래 이건 질러야 돼..

그 자리에서 C316BEE에 TS-384se 제품 검색해보니 가성비 쥑이는 입문형.. 그래.. 특가니까 지르자... 까이꺼 뭐..

그리하여 저는 PSB XB 하나 사러 갔다가 NAD C316BEE에 TOany TD-384se까지 구입하게 되었고..

형님도 기존 인티앰프에 물릴 PSB XB 하나 사러 갔다가 마란츠 PM6006도 같이 지르고..

포항 사는 동생은 이참에 포칼 디멘션 지르고..

차에 이걸 다 싣고 나니까 내가 탈 자리가 없을 뿐이고... 음..? 뭐여 포칼 디멘션 뭐이리 크냐.. 해서 다시 테트리스 척척..

형님 차가 알페온인데 2열에 PSB XB 두개 올리고 포칼 디멘션 우퍼 비스듬이 세우고 마란츠 옆으로 세우고

트렁크에 포칼 디멘션 사운드바 대각선으로 넣고 사은품 블루투스리시버+광케이블 박스 낑구고

남는 자리에 C316BEE에 TD-384se 박스 낑겨넣고.. 해서 겨우겨우 제가 탈 한자리 확보하고는

들뜬 마음에 uesgi님께 감사인사 드리는 것도 잊은채

그 길로 토-일 풀타임 서울경기권 맛집 탐방과 인천 파주 지인 만남까지 해치우고 일요일 저녁 늦게 형님은 대구로 내려가시고

맛집 탐방에 동참한 모임 친구랑 동생들 집에 데려다주고 월요일 새벽 5시가 되서 집으로 귀가를 하였는데..

잠을 자야되는데 쌓여있는 스피커 박스를 보니 세팅을 안할 수 없었을 뿐이고..

기존 사카와 스피커 걷어내고 책장 정리하고 청소하고 스피커 놓고 앰프 놓고 덱을 ��! 하고 배열하고보니까

아뿔싸.. 덱-앰프 연결할 RCA 케이블이.. 없네..? 하고 창고 뒤져보니 왜 그많은 막선 한줄도 안보이는건지..

아침해는 이미 한참 전에 떴을 뿐이고.. 급하게 RCA 인터케이블 검색해서 한세트 질러놓고

점심무렵 잠들어서 시체놀이 찐하게 하고는 눈뜨고 정신차려서 밥먹고 보니 해는 이미 떨어져서 오밤중일 뿐이고..

아쉬운대로 메인보드 내장사카에 3.5mm stereo to 2rca Y자 막선 하나 찾은걸로 앰프만 연결해서 스피커 물려보니

PSB XB 이녀석 진짜.. 캬.. 그래.. 북쉘프는 이런 맛이었지...

기존 사블 x-fi titanium + T40 조합도 꽤 쓸만하다 괜찮다 싶었는데

안들리던 소리가 들리는 음 분리력에 높아진 해상력을 접하니 이걸 내가 그동안 어찌 참고 살았나 싶기도 하고..

그러면서 와싸다 청음실에서 느꼈던 그 귓가의 공기를 찢는거 같은 현악기의 선율이 그립기도 하..

지만 더이상은 안돼지 안돼.. 이번 오디오 지름질은 여기서 끝.. 나머지는 3년간 참고 모아서 해결하는걸로..

그나저나 메인보드 내장사카에 rca막선으로도 이정도인데

내일.. 아니지 이제 오늘 올 RCA 인터케이블에 저 덱을 끼워주면 어떤소리로 탈바꿈할까 기대가 참 큽니다.

생각나는대로 주절주절 적다보니 간단하게 적을려던 후기가 엄청 길어져버렸습니다.

아직 시스템이 완성된게 아니라 사진 하나 없는 글이 아쉽지만

저녁에 RCA 인터케이블 오면 세팅하고 사진 한장 올려보겠습니다.

어쩌다보니 생활의 활력과 함께 향후 인생 목표까지 분명하게 재설정할 수 있는 성찰까지 하게 된 지름이 되었네요.

좋은 가격으로 뜻밖의 지름을 강행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와싸다 사장님께 감사드리고

초면에 귀찮게 이런저런 질문 드렸는데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제품 구입에 조언해주신 uesgi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3년 뒤 20주년 이벤트 열어주시면 집 장만하고 psb x2t와 xc 구입하러 꼭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긴 후기 글 읽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