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칼 일렉트라 1008 Be 일주일 체험기7

포칼을 구입하고 글을 올린 후에 보니 이 스피커에 대해서 여러가지 많은 의견들이 제시되었더군요. 솔직히 저는 스피커를 많이 못들어봐서 비교 평가는 못하겠고 그냥 일주일 동안 이 스피커를 들어본 소감을 말씀드릴게요. 일단, 처음에 만족했을 때보다 더 만족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소리가 점점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에이징이 시간이 걸리니 조금 더 지나면 어떨지 또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제가 들어본 스피커는 고작 PSB X2T, PSB XB, PSB T3, 포칼 일렉트라 1038,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는 1008be입니다. 그러니 저는 다른 대안에 대해서는 말할 수도 없고 평가할 수도 없고 그래서 순순히 제 주관적인 감상평을 적겠습니다.

제가 전에도 적었지만 HD-AMP1에 PSB XB를 물리고도 저는 나름 만족했던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뭔가 아쉬워서 안방에 거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X2T 가져와 실험해 본적이 있습니다. 괜찮으면 하나 더 사려고 했지요. 적은 공간이기 때문인지 저음이 귀에 거슬러서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 뒤로는 인터넷으로 북셀프 스피커에 대해서 수도없이 검색하고 평가글들을 읽고 구매를 결정할뻔한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스피커에는 부정적인 평가글들이 꼭 몇개씩 있었습니다. 별5개고 뭐고 간에 이런 글들이 발견되면 실망하게 되고 쉽지 않은 것이 이 세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음악을 즐기는 것이 원래 목적이지 이렇게 복잡한 고민을 하기 싫어서 그냥 이대로 가자라는 생각을 하다가 와싸다에서 포칼 일렉트라를 저렴하게 판매하길래 가서 청음하고 비교 대상은 별로 없었지만 만족해서 구매했습니다.

어떻게 만족했는지 말씀드릴게요. 일단 소리가 다릅니다. 해상도라고 표현해야할지 소리가 그냥 소리로 들립니다. 다른 스피커로 들을 때는 스피커를 통해 소리를 듣는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포칼 일렉트라를 듣는 순간 스피커보다는 소리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아 이 스피커는 소리가 나는구나. 그게 무슨 말이냐하면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때, 이 스피커는 소리가 괜찮네 이런 느낌을 갖게 되는데 포칼을 들을 때는 스피커가 어떻다는 평가보다는 그냥 소리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게 가장 큰 차이였습니다.

두번째는 음악 안에 사람의 목소리, 악기의 소리들이 각각 따로 따로 구분해서 다른 위치에서 들리는데 서로 조화를 이룹니다. 이게 저는 제일 신기했습니다. 전에는 그냥 이런 저런 악기들과 보컬이 다 섞여서 소리가 나온다는 느낌이었는데 포칼 일렉트라 1008be는 일단 스피커의 존재감은 사라져서 없고 눈을 감으면 앞에 보컬과 악기들이 펼쳐져 있어서 각기 자기 자리에서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이건 참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게다가 그 각각의 소리에 집중을 해볼 수가 있습니다. 하나의 음악만이 들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듣고 싶은 소리를 집중해서 들어보면 그 소리 하나하나가 개별적으로 들리는데 선명하고 아름다워서 마음을 또 두드리더라고요. 이걸 오디오적인 용어로 뭐라고 표현할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런 점이 아주 달랐습니다.

세번째는 저음이 다릅니다. 포칼은 고음이 좋다고 하는데 저는 그게 선명한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음이 좋더라고요. 뭐라고 할까 분명이 풍부한데 편안한 저음이 있습니다. 전혀 붕붕거리지도 않고 요란하지도 않은데 나름 깊고 풍부한 저음이 있었습니다. 그 저음은 조금 다른 저음이던데요. 저는 솔직히 저음이 중요하다는 말은 들어도 스피커에서 나오는 저음이 늘 시끄럽고 웅웅거려서 왜 저음에 대해 그렇게 말들을 하지 이런 의문이 있었습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공간의 문제가 아닙니다. X2T를 거실에서 듣고 있거든요. 그런데 X2T가 톨보이라서 저음이 풍부하다고 하는데 1008 be는 그런 저음이 아니라 완전이 종류가 다른 저음이 나왔습니다. 이걸 말로 설명할 길이 없는데요. 아무튼 그 저음은 그냥 진짜 소리였고 X2T는 조금은 인위적인 소리라고 할까 그런 점이 달랐습니다. 그러니 저음의 강도나 크기는 톨보이가 클지 모르지만 저음의 질은 저는 일렉트라 1008Be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웬만한 톨보이하고 비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안방에서 공간이 작으니까 일렉트라 1008 be를 들으면 소리가 공간을 제대로 채우고 휘감습니다. 이 스피커가 신기한게 볼륨을 아주 작게 해도 제대로 소리가 다 나고 볼륨을 크게 해도 정신 사납지가 않습니다. 글들을 보면 울리기 쉬운 스피커 그런 말이 있던데 그런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거의 모기만한 소리로 밤에 틀어도 소리는 제대로 갖출 것 다 갖춰서 나옵니다.

이 가격대에 많은 다른 대안이 있다고들 합니다. 그리고 이 스피커는 고음이 조금 강해서 귀가 피곤하다고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아무튼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런 점들은 무지해서 그런지 잘 알수는 없고 이 스피커가 기존의 제가 알고 있는 스피커들과는 전혀 다른 스피커라는 점은 분명히 경험했습니다.

와싸다는 마음껏 청음할 수 있는것이 강점이니까 꼭 청음해 보시길 바랍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 아니라 자기가 정말 마음에 드는지 충분히 청음하는 것이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의 의견은 다른 사람에게는 다른 이야기가 되는 것이 스피커의 세계인 것 같습니다. 모든 스피커에 부정적인 글들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정말 취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X2T나 평범한데 가성비 좋다는 다른 입문용 스피커와 비교할 수 있는 스피커는 아닌 것 같네요. 저는 제가 지불한 금액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 훗날 다시 기회가 온다면 거실 시스템도 이 정도 이상의 기준을 가지고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은 소망이 생겼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것으로 만족하고 더 나가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음악을 정말 좋아하고 좋은 소리를 듣기를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성급하게 결정하지 마시고 여러가지 대안들을 고려해보고 한번에 자기가 원하는 시스템을 들이시는 것이 낭비가 없고 좋을 것 같습니다. 참 제가 T3과 포칼 1038은 언급을 안했는데 애시당초 34평 아파트라 공간이 안되어 구입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1008be 처럼 일주일 씩 들어본 것도 아니라 막귀인 사람으로서 체급이 서로 다른 이 스피커들의 비교평가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니 이해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