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재정권의 탄생

소련파가 명실 아울러 실권을 쥐는 전기가 된 것은 1945년 12월 27일에 발표된 ‘신탁통캄의 찬반 이었다. 북조선에서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민족계는 한결같이 신탁에 반대하였다. 

그러나 반탁에 궐기한 사람은 10월 12일의 포고를 따라 등록한 단체의 명부 때문에, 소련파에 전향 되든가 추방되었다.

행정국장 조만식은 1946년 1월 5일, 소련 군정청에게 찬탁을 강요 당하였으나 거절하였다. 그 때문에 평양 고려호텔에 연금되었고, 끝내 정치 무대에 등장하는 일이 없었다.

1946년 2월 8일, 5도행정국은 폐지되고 그 대신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가 설립되었다. 위원장 김일성, 부위원장 김두봉, 보안국장 최용건(崔庸建)* 등이었다. 사실상의 김일성 정권의 탄생이었다 (김창순(金昌順) <북한15년사>187-193쪽).

[*최용건 = 평안북도 태천(泰川) 출신. 1921년 오산중학교를 중퇴하였으며, 1925년 중국 윈난군관학교를 졸업하고, 황푸군관학교에서 교관으로 재직하였다. 1936-1939년 동북항일련합군 제7군단장, 제2로군 참모장으로 항일무장투쟁에 참가하였다.

1945년 8월 광복 후 평안남도 자치준비위원회 중앙위원으로 출발하여, 1946년 조선민주당 중앙위원장, 1948년 인민군 총사령관·민족보위상·제1기 대의원을 거쳐 1950년 6·25 때에는 서울방위사령관을 지냈다. 그 뒤 1953년 인민군 차수를 거쳐 1956년 당 중앙위원회 부장, 1961년 당 정치국 위원, 1966년 정치국 상무위원, 1972년 국가 부주석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조만식(曺晩植, 1883.2.1-1950.9.). 

호는 고당. 평안남도 강서 출신. 일제 식민지시대 조선일보사 사장으로 민족 언론 창달에 공헌하고 무저항 민족주의 운동을 지도했다. 해방 후 북한에서 반탁운동을 주도하기도 해 소련군에 의해 연금되었다.

23세에 평양 숭실중학에 입학하면서 기독교에 입교하였다. 1908년 일본 동경으로 유학, 세이소쿠영어학교를 거쳐 1910년 메이지대학 법학부에 입학하였다. 

유학 중 백남훈(白南薰)·김정식(金貞植)과 함께 장로교·감리교연합회 조선인 교회를 설립하였고, 간디(Gandhi, M. K.)의 무저항주의에 심취하여 민족운동의 거울로 삼았다.

1913년 메이지대학을 졸업한 후 귀국하여 평안북도 정주에 동지인 이승훈(李承薰)이 설립한 오산학교의 교사가 되었으며, 2년 후인 1915년 교장이 되었다. 1919년 교장직을 사임하고 3·1운동에 참가하였다가 잡혀 1년간 옥고를 치렀다. 출옥 후 다시 오산학교 교장으로 복귀하였으나 일본관헌의 탄압으로 제대로 재직하지 못하고 평양으로 돌아가 1921년 평양기독교청년회 총무에 취임하는 한편, 산정현교회의 장로가 되었다. 이 무렵 알게 된 평생의 심우 오윤선(吳胤善)과 함께 1922년 조선물산장려회를 조직, 그 회장이 되어 국산품 애용 운동을 벌였다.

1923년 송진우(宋鎭禹), 김성수(金性洙) 등과 함께 연정회를 발기하여 민립대학기성회를 조직하였으나 일제탄압으로 실패하였고, 숭인중학교 교장을 지내다가 1926년 일제에 의해 강제 사임 당하였다. 1924년 신간회에 참여했으나 일제의 방해로 활동이 좌절되었다. 

1930년 관서체육회 회장으로 민족지도자 육성에 이바지하였고, 1932년 조선일보사 사장에 추대되어 언론을 통하여 민족의 기개를 펴는 데 앞장섰다.

1936년 전국적인 민족정신 앙양운동의 일환으로 평양에서 을지문덕장군수보회를 설립하였다. 이 무렵에 평양조선인사회의 유일한 공회당이었던 백선행기념관을 개설하고 인정도서관을 세웠다. 1943년 지원병제도가 실시되자 협조를 간청해온 재조선군일본인사령관 이타가키 세이시로의 면담 요청을 거절하여 한때 구금당하였다.

4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