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법무부의 상고 포기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처분을 취소하는 제2심(서울고등법원)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제2심 판결은 징계사유에 대한 아무런 판단 없이 절차상 하자만을 이유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였습니다. 

면직 이상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제1심(서울행정법원)의 실체 판단은 그대로 남아있게 된 것입니다. 

원고 입장에서는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닌 찜찜한 승소가 아니었을까요? 

만일 상고되면 제2심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판단하지 않았을까요? 

결국 징계혐의자의 

제1징계사유(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의 작성 및 배포) 및

제2징계사유(채널 A 사건에 대한 감찰방해 및 수사방해)는 

이 징계소송의 결과와는 별개로 

앞으로 형사사건(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 등)으로 본격적으로 문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2.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재직할 때 생각이 나서, 제1심, 제2심 판결문을 읽어보고 사안의 쟁점을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먼저, 패소한 피고는 이번 서울고등법원 판결에 대하여 마땅히 상고하여 최종심인 대법원의 판단을 받았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왜냐하면, 

제1심과 제2심이 동일한 쟁점에 대해 결론이 불일치한 사건으로서, 

제1심과 제2심 중 과연 어느 결론이 검사징계법의 문언과 취지 및 전체적인 체계에 부합하는 타당한 해석인지 살펴보아야 하는 법률문제이고,

추후 징계실무에 지침이 될 만한 선례적 가치가 있는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징계청구 후 징계위원이 사임한 경우 위원장(법무부장관)이 징계위원을 새로 위촉할 수 있는지 여부(*기피신청에 대한 기각결정의 적법성 판단의 전제가 되는 중요 쟁점임), 

기피신청 기각결정에서 기피신청권의 남용과 의사정족수의 문제, 

진술서를 제출한 증인채택을 취소한 결정이 실질적인 방어권을 침해한 것인지 여부(*부가적인 쟁점으로 보임) 등의 법률상 쟁점도 있습니다만,

우선 제2심에서 첫 번째 절차상 위법으로 본 사유 즉, 징계청구를 한 법무부장관이 심의기일을 지정할 경우 징계를 취소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검토해 보았습니다. 

***

■ 법률 규정 

검사징계법 제17조 제2항 

“징계를 청구한 사람은 사건심의에 관여하지 못한다”

■ 하급심의 해석론 

1) 제1심(“심사와 의결”) 

“징계청구를 한 사람이 관여하지 못하는 ‘사건심의’란 징계절차 일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심의기일에서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심사 및 의결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2) 제2심(“심사와 의결” + “심의기일 지정 등”) 

“검사징계법 제17조 제2항은 제척을 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징계를 청구한 사람은 심사와 의결뿐 아니라, 심의기일의 지정 등 징계사건의 심의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절차상 행위도 하지 못한다.” 

■ 검토

▶ 소송법상 “제척” 규정에서 “관여”의 대상과 의미

1) 민사소송의 경우-대법원 1994. 8. 12. 선고 92다23537 판결, 대법원 1971. 2. 23. 선고 70다2938 판결 등 

“법관의 제척원인이 되는 전심관여라 함은 최종변론과 판결의 합의에 관여함을 말하는 것이고 그 전의 변론이나 증거조사에 관여한 경우는 포함되지 아니한다.”

2) 형사소송의 경우-법원실무제요 형사[Ⅰ](법원행정처 발간) 

“법관이 사건에 관하여 전심재판의 기초되는 조사, 심리에 관여한 때“란 전심재판의 내용형성에 영향을 미친 경우를 말한다.”

▶ 제2심은 징계절차에서 소송절차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함 

제척사유 있는 법관이 “변론기일", "공판기일"을 지정했다고 하여 판결을 취소할 위법으로 보지 않는다. 

민사소송에서는 “최종변론과 판결의 합의”, 형사소송에서는 “내용 형성에 영향을 미친 조사, 심리”에 관여했을 때 판결을 취소할 사유로 본다. 

제2심은 "사건심의"라는 문언의 한계를 벗어난 확장해석이라는 지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합목적적이고 탄력적인 징계절차에 대하여 오히려 소송절차보다 훨씬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서, 

헌법상 적법절차를 내세우는 것만으로 이러한 불합리한 해석이 정당화되는지 의문이다. 

***

위와 같은 점은 피고가 제2심 변론에서 주장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패소할 결심”이라는 세간의 표현처럼, 법원 내부에서조차 원고와 피고가 한 편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는 이 사건에서, 

재판부가 변론주의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는지, 재판부와 법무부에게 어떠한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하였는지 등은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기록 공개와, 관여자의 말이 아닌 행위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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