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원회 국정 감사 중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비서관 자녀의 학교폭력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피해 학생이 전치 9주의 신체적 피해를 입었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당연히 중학생 이상의 남학생들이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놀랍게도 가해 학생은 경기도 모 초등학교를 다니는 초등 3학년 여학생이었습니다.

충격적입니다.

제가 이제껏 학교폭력 상담을 하면서 가장 크게 신체적 피해를 당한 사안은 전치 12주가 최고였습니다.

그 사안은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사안이었고, 개인이 아닌 다수의 집단 폭력으로 발생된 사안이었는데, 

이제 고작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전치 9주의 신체적 피해를 입혔다면, 어느 정도의 폭력인지를 도대체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초등 3학년 여학생이 2학년 여학생을 화장실로 끌고 가서 리코더로 머리와 얼굴, 눈, 팔 등을 집중적으로 폭행했다고 하는데, 이 정도의 사안이라면 안와 골절을 비롯한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예상해 봅니다.

이 사안은 학교폭력으로 신고되어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는  가해학생에 대해  '강제 전학' 이 아닌 '학급 교체'로 조치 되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학급 교체'의 선도 조치가 무거운 선도 조치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피해 여학생은 가해 여학생을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마주쳐야 하는 공포와 불안에 시달리게 됩니다. 더욱이 가해 여학생과 피해 여학생은 학년이 다른데 '학급 교체'의 조치는 유명무실할 뿐입니다.

즉,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가해 학생에 대한 선도 조치를 내린 것이 아니라, 피해 학생에게 2차 가해를 공식적으로 한 것 과 같다는 의미입니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학폭위 선도 조치는 총점 16점부터 강제 전학 조치가 내려지는데, 딱 1점이 모자란 15점이 되어 학급 교체로 처분이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선도 조치가 총점을 기준으로 내려지고는 있으나, 각 심의 위원들의 재량에 따라 협의를 통하여 실제 '강제 전학' 이 '학급 교체' 조치로 내려지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사안에 대해서 의심을 하는 이유는, 일단 전치 9주 이상의 신체적 피해가 있었다는 것과 가해 학생 측에서 반성을 하지 않았다면 각 항목마다 최고 점수를 받아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딱 1점이 모자란다는 것은 심의 위원 중 누군가가 가해 학생 부모들의 존재를 알고 의도적으로 진행한 것이 아닌가 합리적인 의심을 해봅니다.

학폭위 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소수의 심의 위원들이 선도 조치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은 분명히 가해 학생 부모의 신분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고, 초등 저학년 학생에게 강제 전학 조치가 가혹하다며 분위기를 이끌었을 것입니다.

가해 학생 부모의 태도는 더 가관입니다.

자신의 자녀로 인하여, 피해 여학생은 전치 9주의 중상을 입었음에도 사과는커녕, 자녀의 폭력 행위를 사랑의 매로 비교했다는 것에 놀라울 뿐입니다.

500여 건의 학교폭력 상담을 하면서, 가해 학생 부모들의 만행들을 저는 익히 알고 있습니다만, 

매번 이러한 사례를 볼 때마다, 왠지 우리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듯한 이질감을 느낍니다.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고위 공무원이기 이전에, 

같은 동시대에 자녀를 키우는 부모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큰 권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그러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사리 분별을 판단하지 못하는 부모를 보고, 자녀들도 배우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피해 학생 가족에게 사죄하시기 바랍니다.

당신들의 자녀에 대한 잘못이 아닌, 

자녀를 잘못 양육했다는 부모의 처신과 책임에 대해서 말입니다.

우리 세상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정의롭지 않습니다.

여전히 말입니다.

[이해준학교폭력연구소장]

https://blog.naver.com/someofsea/223241944541